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다 접어두고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밝히면서 오는 29일 윤 대통령과의 첫 회담이 성사됐다. 그간 회동 협의의 걸림돌로 작용됐던 의제에 대해 특별한 제한을 두지 않고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민주당은 의제로 제시해온 전 국민 25만 원 민생지원금, 채상병 특별검사(특검)법 등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겠단 계획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민감한 사안도 실무 협상에서 언급된 만큼 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천준호 민주당 대표 비서실장은 이날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과 10여 분의 3차 실무 협상을 가진 뒤 이같이 발표했다. 천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는 29일 오후 2시에 용산 대통령실에서 영수회담을 갖기로 했다”면서 “총선에 나타난 민심을 가감 없이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고 국민이 원하는 민생 회복과 국정 기조 전환을 도모하는 회담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선 진성준 정책위의장과 박성준 수석대변인, 천 비서실장이 회담에 배석할 예정이다.
회담 의제는 제한을 두지 않고 자유롭게 논의하기로 했다. 천 비서실장은 “대통령실에서 (민주당이 요구한) 의제에 대한 검토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그런 문제로 회담이 계속 지연되는 것보다는 국민들의 민생이 너무 어렵고 절박하기 때문에 시급하게 만나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게 좋겠다는 이 대표의 결단이 있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대통령실에 의제를 제시했지만 대통령실은 이를 미리 준비하기보다 대화 후 조치를 하면 된다는 입장이었다. 이에 이 대표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다 접어두고 먼저 윤 대통령을 만나도록 하겠다”는 수용 입장을 밝히면서 회동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다만 민주당은 그동안 주장해온 의제들을 회담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민주당은 △전 국민 25만원 민생지원금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행사 자제 등의 안건을 공식 의제로 제시해왔다. 특히 이 대표는 회담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민감한 주제에 대해서도 언급할 가능성이 있다. 천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해 “실무협상 과정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언급은 했었다”면서 “특정한 의제를 제한하거나 어떠한 의제는 (논의)하면 안 된다는 얘기는 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윤 대통령이 지난 19일 이 대표에게 전화해 회담을 제안한 지 일주일 만에 성사됐다. 회담은 오찬이 아닌 차를 마시면서 대화하는 형식이며 1시간~1시간 30분 정도 진행될 예정이다. 천 비서실장은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독대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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