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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도, 사랑도, 극장도 구한 '스턴트맨' [정지은의 리뷰+]

영화 '스턴트맨' 리뷰

영화도, 사랑도, 극장도 구하는 라이언 고슬링

그저 그런 로맨스 아냐…영화 제작 현장 눈길

결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스턴트맨' 스틸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난 영웅이 아냐. 스턴트맨이야."

액션 영화들 중 '저런 장면은 어떻게 찍었을까'라는 질문이 나올 만큼 위험천만한 신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이 있다. 계단에서 굴러떨어지고, 전복된 차 안에서 살아남고, 몸에 불을 붙은 채로 적과 싸우고, 고층에서 뛰어내려 바닥에 부딪히는 사람들. 관객들이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지만 정작 보지 못하는 이 존재들의 이름은 바로 '스턴트맨'이다.

'스턴트맨' 스틸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라이언 고슬링 에밀리 블런트의 현실 로맨스 = '스턴트맨'(감독 데이빗 레이치)은 조디(에밀리 블런트)와 헤어진 스턴트맨 콜트(라이언 고슬링)의 이야기를 그린다. 업계 내에서도 전설의 스턴트맨로 인정받던 그는 과거 자신이 출연한 영화의 제작진이었던 조디와 애틋한 사이였지만 한순간의 사고로 큰 부상을 입고 스턴트맨을 그만두고 조디와도 헤어진다.

조디에게 큰 상처를 남긴 후 살아가던 콜트는 과거 자신이 스턴트를 담당하던 톱스타 톰(애런 존슨)의 스턴트 의뢰를 받는다. 긴 세월 동안 스턴트맨 복귀를 꺼려 하던 콜트는 톰의 신작이 조디의 감독 입봉작임을 듣게 되고 조디를 여전히 사랑하는 감정을 전하기 위해 참여한다. 하지만 설상가상으로 작품 촬영 현장에서 톰이 사라지고 주연 배우가 실종된 상황에서 사랑하는 조디의 작품을 완성시키기 위해 콜트는 자신을 몸 바쳐 희생하기로 한다.



'스턴트맨' 스틸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라라랜드 모드' 라이언 고슬링의 매력 = 작품 속에서 콜트는 자신의 직업인 스턴트맨처럼 자신의 온몸을 바쳐 사랑도, 영화도 구한다. 영화 현장에서 사라진 톰을 찾기 위해 오랜 기간 스턴트맨으로서 연마한 액션 기술을 구사하고 실제로 적을 때려잡거나 기적에 가까운 파쿠르(안전장치 없이 지형이나 건물, 사물을 이용해 이동하는 기술) 무브를 보여주는 장면은 감탄사를 유발한다.

반대로 조디를 향한 애절한 사랑을 외치며 구질구질한 모습을 보이는 모습은 반전 매력을 선사한다. 촬영장에서 조디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하고, 조디를 그리워하며 차 안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노래를 들으며 운다. 조디와 보내는 시간을 위해 체면 따위 신경 안 쓰며 헌신하지만 실패를 거듭하며 좌절하는 모습은 '라라랜드'에서 본 라이언 고슬링처럼 아련하기까지 하다.

'스턴트맨' 스틸 /사진=유니버설 픽쳐스


◇결국,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 '스턴트맨'은 로맨스 장르를 큰 틀로 내세우지만 영화 현장 속 고생하는 제작진을 조명하는 작품이다. 주인공 콜트는 누구보다도 영화를 사랑하는 인물이다. 그의 애정은 동료와 대사만으로 영화 이름을 알아맞히는 게임을 일상처럼 하는 작은 모습부터 영화 결말의 완성을 위해 자신의 목숨까지 내놓고 희생하는 숭고한 모습까지, 영화 곳곳에서 드러난다.

작품 후반부에서 콜트는 스턴트맨 또한 다른 사람들처럼 위험한 것에 대해서 공포를 느끼고 상처를 입으면 아프다고 고백한다. 이 신에서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인간이지만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고귀한 태도를 느낄 수 있다. 작품 후반부 실제 스턴트맨이 라이언 고슬링을 대신해 위험한 장면을 찍는 과정이 담긴 ‘스턴트맨’의 엔딩 크레디트도 인상 깊다. 온갖 상처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 화려한 액션신을 완성하는 이들의 모습은 ‘스턴트맨’이 극장 필람 영화임을 강조하며 동시에 깊은 감동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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