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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등록증만 들고 일본 입국?…정부, 일본과 출입국 간소화 추진

수교 60주년 맞아 획기적인 협력방안 마련 중

윤덕민 주일 한국대사가 2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일본과 한·일판 셍겐조약을 검토한다. 여권 없이도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만 있으면 서울에서 제주도를 가듯 일본 입국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공항에서도 외국인 창구 대신 내국인 전용 창구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26일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한일 양국간 출입국 절차를 최대한 간소화해서 여권 없이 왕래한다거나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하자는 공감대가 일본에서도 있다”며 “내년이 한일 수교 60주년인 만큼 획기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한일판 셍겐조약인 셈이다. 1995년 체결된 셍겐조약은 유럽에서 조약 가입국 간 국경검문을 철폐해 내국인처럼 이동이 가능하게 했다. 이 당국자는 “하네다 공항까지 두 시간 걸려서 간 뒤에 공항을 빠져나오는 데만 한 시간이 걸리고, 김포공항에서도 비슷하게 소요된다”며 “양국 관계자 사이에선 출입국 절차를 간소화해서 내국인과 같은 기준으로 하자는 얘기를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윤덕민 주일대사 역시 이날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혜택이 돌아가는 협력관계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제 정상화된 (한일) 관계가 결코 후퇴하지 않고 공고한 협력관계로 만들기 위한 아이디어를 모을 때”라고 덧붙였다. 정치학자인 윤 대사는 국립외교원장을 거쳐 지난 2022년 7월 윤석열 정부 초대 주일대사로 임명됐다. 지난 22일부터 닷새간 진행되는 재외공관장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약 1년 만에 귀국했다.

윤 대사는 “한일간 인적 교류가 크게 늘어나 1200만, 1300만 시대로 가고 있다”며 “올해 1000만명의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을 방문하고 230만명의 일본인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관측된다”고 밝혔다. 근래 보기 드물게 관계가 개선되고 인적 교류가 활성화되는 분위기 속에 양국 간 출입국 간소화 절차 역시 거론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외교부는 이와 관련 “아직 양국 간 구체적인 논의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확대 해석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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