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술자격에 응시한 50대 국민이 통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노후 불안으로 퇴직 이후 제2 인생을 준비하려는 고용시장의 움직임이 국가기술자격 통계로도 확인된 셈이다. 우려는 이들 대부분 지게차 운전처럼 현장직을 선호하면서 기존 경력과 단절이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 엿보인다는 점이다.
29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지난해 국가기술자격 필기시험 응시자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50대 응시자는 21만 8497명으로 전체(179만 5721명)의 12.2%를 차지했다. 50대 응시자와 비중은 인력공단이 이번처럼 매년 국가기술자격 통계를 작성한 2009년 이래 역대 최대다.
50대 응시자가 늘어나는 속도는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파르다. 지난해 전체 응시자는 5년 동안 연평균 1.7%씩 올랐다. 반면 50대는 같은 기간 9.2%나 급증했다. 2019년만하더라도 50대 응시자는 15만 4000명이었는데 지난해 21만 8000명으로 42% 뛰었다.
이는 현 직장을 떠난 후 생계에 대한 고민이 그만큼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력공단이 50대 응시자에게 응시 목적을 물은 결과 ‘취업 또는 창업’을 꼽은 비율이 37.9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기개발(28.16%), 직무수행능력향상(23.14%) 순이다. 실제로 50대 응시자 중 절반이 넘은 57.28%는 이미 취업한 상태였다.
50대가 가장 많이 응시하는 국가기술자격은 지게차운전기능사로 2022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다. 2019~2021년 1위는 한식조리기능사였다. 지게차운전기능사와 한식조리기능사는 매년 1위를 놓고 경쟁이다. 지게차 운전은 별도 자격 요건이 없는 데다 현장 수요가 많아 응시자의 관심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50대의 국가기술자격 응시율이 점점 높아지는 상황은 크게 두 가지 우려를 키운다. 고령화로 대표되는 인구구조 변화 속에서 50대의 고용 불안도 그만큼 높아진다는 점이다.
또 다른 우려는 현 직장을 떠난 50대가 자신의 직무를 연계한 취업에 어려움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해 발표한 ‘65세 이상 고령자 고용 증가 현황과 원인 및 시점’ 보고서에 따르면 이미 상대적으로 학력이 높은 고령층까지 경력이 단절되고 ‘괜찮은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 2022년 기준 65세 이상 근로자 중 저학력층의 신규 취업 비중은 77.7%에 달한다. 고학력층도 55.7%로 낮지 않다. 이들 전체의 일 형태를 보면 단순 노무직 비율이 54.8%로 절반에 달한다. 이 분석은 고령층 직전인 50대가 지게차 운전과 한식 조리로 몰리고 있는 인력공단의 통계를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지난해 50대 국가기술자격 응시 비율을 보면 정보기술(IT) 관련 자격증 응시율이 극히 낮았다”며 “50대가 현재 직무를 활용해 제2 인생을 준비할 수 있는지 고민스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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