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복권 양대 산맥 중 하나인 파워볼에서 3개월여 만에 배출된 1등 당첨자가 카메라 앞에 섰다.
29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포틀랜드에 거주하는 쳉 새판은 이날 오리건주 복권협회가 개최한 파워볼 1등 당첨자 기자회견을 가졌다. 복권 당첨자의 신상 공개 규정은 각 주마다 다른데, 오리건주의 경우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면 당첨자 신분을 공개하도록 하고 있다.
파워볼은 1에서 69 사이의 숫자 중 5개(화이트볼)를 고르고 다시 1에서 26까지의 숫자 가운데 하나(파워볼)를 고른다. 이 여섯 개 숫자를 모두 맞히면 1등인데, 확률은 2억9220만 분의 1이다.
쳉 새판은 지난 7일 이 천문학적인 확률을 뚫고 13억 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당시 파워볼은 새해 첫날 마지막 당첨자가 나온 후로 3개월 넘게 1등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었다. 당첨금은 이월돼 계속 불어났고 무려 41번째 추첨에서 쳉 새판이 행운을 거머쥔 것이다.
병마와 싸우고 있는 쳉 새판은 이날 머리를 삭발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그는 “1977년 라오스에서 태어나 1994년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며 “8년 전인 2016년부터 암 진단을 받아 일을 하지 못하고 있고 현재 항암 치료를 받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쳉 새판은 “아내, 친구와 함께 20장의 복권을 샀다. 느낌이 좋았다”며 “나와 아내는 친구와 당첨금을 똑같이 나누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과 건강을 챙길 수 있을 것이다. 나를 위해 좋은 의사를 찾을 것”이라면서도 “이 돈을 다 쓸 시간이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살 수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쳉 새판의 당첨금 13억 달러는 파워볼 역사상 네 번째로 큰 금액이다. 메가밀리언스 등을 합친 전체 복권 중에서는 여덟 번째로 많다.
다만 쳉 새판이 받는 정확한 액수는 세금을 제외한 4억2200만 달러(약 5805억8700만원)다. 보통 당첨자들은 약 30년간의 연금 혹은 일시금 형태로 선택해 수령하는데, 대부분이 일시금을 선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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