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흉기로 습격해 다치게 한 피의자 김모(67)씨가 지난해 야권이 올해 4·10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할 것으로 짐작했다고 주장하면서 "만약 이 대표가 공천권을 행사해 과반을 차지하면 대선까지 레드카펫이 깔릴 것인데 공천권 행사를 저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범행 동기를 밝혔다.
30일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태업)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의 피고인 심문에서 김씨는 "총선 전에 범행을 계획한 것이 맞느냐"는 검찰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김씨는 범행 직후 경찰에 체포돼 살인미수·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지난해 9월 27일 이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날 밤잠을 못 잘 정도로 울분과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김씨는 "당시 판사가 이 대표의 범죄사실이 소명됐다고 인정하면서도 '야당 대표로서 역할과 책임이 막중해 구속이 지나친 점이 있다'고 해 법 앞에 평등하지 않은 재판이라 생각했다"며 "밤잠을 못 자며 일말의 희망을 갖고 기다렸는데 가슴이 터질 것 같았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난해 범행 준비 단계 전 이번 범행에 따른 가족 피해를 최소화하려고 아내와 이혼했고 범행 도구로 대리 구매한 흉기를 3~4개월 동안 숫돌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갈았다고 진술했다. 김씨에 대한 결심 공판은 내달 21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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