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초등학교 사이에서 문 여는 시간을 앞당기는 곳들이 증가하고 있다. 수업 시간이 아닌 학교 안에 들어올 수 있는 개문(開門) 시간을 1시간 정도 당김으로써 회사에 다니는 학부모가 아이를 일찍 학교에 맡기고 여유 있게 출근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오사카 도요나카시(市)의 39개 모든 시립 초등학교는 올해부터 등교 시간인 오전 8시보다 한 시간 빠른 오전 7시 교문을 열고 있다. 이른 아침이지만, 개문 시간이 되면 부모님 손을 잡은 어린 학생들이 속속 학교로 모여든다.
도요나카시가 이처럼 학교 개방 시간을 앞당긴 이유는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과 함께 직장인 부모들이 겪는 ‘초1(초등학교 1학년)의 벽’을 해소하기 위해서다. 초1의 벽은 초등학교 진학을 계기로 이른 아침 아이 맡길 곳이 없어져 직면하는 문제다. 미취학 나이까지는 연장 보육 등이 가능해 이른 아침부터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수 있다. 그러나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이것이 어렵기 때문에 일부 학부모는 회사를 그만두기도 한다. 비영리법인 ‘방과후 NPO 애프터스쿨’이 수도권 학부모 여성 약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설문 조사한 결과 50.7%가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 때 일하는 방법 수정을 검토했다’고 답했다. 일본의 맞벌이 가구는 2023년 기준 1278만 가구로 전업주부 가구의 2배가 넘는다.
큰딸이 시내 사쿠라즈카 초등학교에 올봄 입학했다는 한 여성은 “이전엔 (일 때문에) 아침 7시 반에 딸을 어린이집에 맡겨야 했다”며 “학교 개방 시간이 빨라진 덕분에 업무 일정을 바꾸지 않아도 돼 안도했다”고 말했다.
도요나카시는 시내 시립초등학교에 이 같은 대응을 하도록 하면서 예산 7000만 엔(약 6억 원)을 투입했다. 또한, 교원들의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민간 보호원을 각 학교에 배치하고, 사전 신청한 가정의 학생이 수업 전까지 체육관이나 다목적실에 머물도록 돌본다. 시 교육위원회는 그동안 학부모의 출근 시간에 맞춰 등교한 학생들이 교문이 열리기 전까지 기다리는 모습을 자주 목격해 이 같은 조치를 취했다. 학교에 따라서는 100명 가까운 인원이 학교 앞에 대기하는 사례도 있어 안전상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개문 시간 조정 후 ‘조기 등교’ 신청자는 지금까지 590명에 달한다. 이 중 절반 가까이가 1학년이다. 학교 측은 수업 전까지 아이들이 체육관 등에 머무는 동안 안전 확보에 대한 매뉴얼을 별도로 마련한다.
요코하마시도 올 7월 이후 시립 초등학교 2곳에서 오전 7시부터 체육관이나 교정을 개방해 학생들을 맡는다. 실버 인재 센터에 등록한 고령자가 보호자 역할을 한다. 시는 2곳의 시범 운영 결과를 바탕으로 다른 학교로의 확대를 검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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