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올해도 10%대 성장을 예고했다. 글로벌 대형 제약사 위주로 수주가 이어져 1분기에만 6292억 원 규모의 계약을 체결한 데다 미국의 ‘생물보안법’ 입법 등 미중 갈등 분위기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중장기적인 수혜를 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2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연간 매출 성장 전망치로 10~15%를 제시했다. 연결 기준 매출 9469억 원, 영업이익 2213억 원으로 1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이 상승해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가동률을 빠르게 높이고 있는 24만 리터 규모의 4공장 매출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특히 빅파마를 공략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형 수주 전략이 역대급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3월 벨기에에 본사를 둔 글로벌 제약사 UCB와 3819억 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MSD와 928억 원 규모의 신규 계약 및 1546억 원 규모의 증액 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1분기 수주 계약 규모만 총 6292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를 기록한 수주 실적(3조 5009억 원)의 1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MSD 등과 장기 파트너십이 가능했던 배경으로 압도적인 생산능력과 생산 속도, 높은 품질을 꼽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바이오 의약품 수요 급증에 따라 선제 투자로 생산능력을 미리 확보했다. 2020년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규모인 4공장(24만 리터)을 착공, 지난해 6월 전체 가동에 돌입해 총 60만 4000리터의 세계 최대 규모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프로세스 혁신으로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필수적인 기술이전 기간을 업계 평균의 절반 수준인 3개월로 단축하기도 했다. 고객사의 긴급 물량 요청에도 유연하고 신속한 대응으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한편 지난해 99%의 배치 성공률, 올 1분기 말 기준 누적 규제기관 승인 건수 271건을 기록해 의약품 제조·관리 전 과정에서 뛰어난 품질 능력을 입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수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4월 5공장 착공에 들어갔다. 건설 기간을 5개월 단축해 내년 4월에 가동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시장 선점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또 연내 상업 생산을 목표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전용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한편 지난해 출시한 임시 발현 플랫폼 ‘에스-초지언트(S-CHOsient)’, 신약 후보물질 발굴 플랫폼 ‘디벨롭픽(Developick)’ 등 위탁개발생산(CDMO) 기술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개발(R&D)도 지속한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중장기적으로 미중 갈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상원 국토안보위원회는 지난달 중국 바이오 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다. 기술 유출이 우려되는 기업으로는 중국 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가 포함됐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생물보안법 추진에 따라 지정학적 이슈가 없는 CDMO 기업에 대한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양한 고객사들로부터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CDO) 문의를 받는 등 중장기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CMO 기업으로서 성숙도를 높여야 하는 기후변화 대응, 공급망 관리 능력이 우수해 중장기 수주 체결 가시성도 높아졌다”며 “트랙 레코드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평가 등급 격상이 중장기적인 빅파마 수주를 보장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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