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미국 대학가에서 들불처럼 번지는 친(親)팔레스타인 반전 시위와 관련해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폭력적인 시위는 허용하지 않겠다고 2일(현지시간) 경고했다. 대학 캠퍼스에서 시위를 벌이다 경찰에 체포된 학생이 이날 2,000명을 넘어서는 등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을 둘러싼 미국의 분열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2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에서 대학가의 시위로 인해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인 표현의 자유와 법치주의가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면서 “둘 다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사람들을 침묵시키거나 반대 의견을 진압하는 권위주의 국가가 아니다. 평화적인 시위는 미국의 전통이다"면서도 "하지만 우리는 무법 국가가 아닌 문명사회이며 질서는 꼭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폭력적인 시위는 보호받지 못하고 평화 시위만 보호받는다”며 “재산을 파괴하는 것은 평화 시위가 아니라 불법이며 공공 기물 파손, 무단 침입, 창문 깨기, 대학 캠퍼스 폐쇄, 수업과 졸업식을 취소하도록 만드는 것 모두 평화 시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반유대주의든 이슬람 혐오든 아랍계 미국인이나 팔레스타인계 미국인에 대한 차별이 됐든 혐오 발언이나 어떤 종류의 폭력도 미국에서 있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번 시위 여파로 이스라엘 정책을 재고하느냐는 질문에 “아니다”고 답했으며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주장처럼 주 방위군을 이번 사태에 투입할 생각도 없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 시위와 관련해 공개적인 입장을 밝힌 것은 체포된 인원이 2000여명을 넘어서는 등 시위 사태가 점점 격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 경찰은 이날 캘리포니아대 로스앤젤레스 캠퍼스(UCLA) 농성장을 급습해 바리케이드를 철거하고 야영지를 해산했다. 이날 체포된 인원만 200여명에 달하며 이들은 현재 로스엔젤레스 인근 카운티 구치소에 수감됐다. 다만 워싱턴DC 등 일부 지역에서는 친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친이스라엘 시위대가 비교적 평화롭게 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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