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의류 전시회에서 디즈니의 대표 애니메이션 중 하나인 '토이스토리' 시리즈의 캐릭터를 무단 도용한 정황이 포착됐다.
3일 조선중앙통신이 최근 발행한 '봄철피복전시회-2024' 현장 사진을 보면 아동복에 세계적으로 인기를 토이스토리의 '랏소 베어'가 그려져 있다.
‘랏소 베어’는 토이스토리3에 등장하는 캐릭터로 귀여운 겉모습과 달리 뼛속까지 악당이라는 설정의 캐릭터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랏소 베어 팝업스토어가 운영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디즈니는 저작권과 관련해 까다로운 기준을 가진 회사로 유명하다. 무인도에서 탈출하고 싶다면, 모래사장 위에 디즈니 캐릭터를 그리면 디즈니 담당자가 찾아온다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다. 이 때문에 북한이 디즈니 캐릭터를 무단으로 도용했다는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지난달 29일 평양 3대혁명전시관에서 개막했다. 경공업 제품을 생산하는 270여개 단위에서 5만여점의 봄·여름 옷이 출품됐다.
북한이 디자인 도용 등 저작권을 무단으로 침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월 조선중앙TV가 보도한 광명성절(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을 맞은 평양 시내 모습에는 한국 애니메이션 캐릭터 '출동! 슈퍼윙스'가 프린트된 풍선이 등장했고, 올해 초 북한에 체류 중인 러시아 여성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공개한 평양의 복합 쇼핑몰 내부에는 영국 BBC에서 방송돼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애니메이션 '바다탐험대 옥토넛'의 캐릭터들이 그려져 있었다.
지난해 북한 체제를 홍보해온 여성 유튜버가 평양 여성들의 봄철 패션을 소개하겠다며 방문한 '2023년 봄철녀성옷전시회'에서도 샤넬 등 유명 명품 디자인을 도용한 제품들이 포착됐다. 이와 함께 몇몇 제품과 인물의 경우 모자이크 처리됐다. 어떤 목적과 의도로 모자이크 처리가 된 것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북한 전문가들은 서방 브랜드의 로고나 카피 제품을 가리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겠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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