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권칠승 의원이 ‘의원회관 325호’를 선호하는 이유는?

문재인 전 대통령 쓰던 방…‘盧 기일’ 연상

박지원, ‘정상회담’ 의미 615호 재입주 희망

전망 좋은 ‘명당’ 우선권은 다선 의원들에게

대통령 배출 의원실은 정권 흥망에 기운 좌우

0.5선이 ‘로열층’ 물려받기도…이재명 대표적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용 중인 국회 의원회관 325호. 19대 국회에선 문재인 전 대통령이 이곳에 머물렀다. 정상훈 기자




#. 4·10 총선에서 ‘3선’ 고지에 오른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대 국회에서도 지난 8년간 머물러온 의원회관 325호를 그대로 사용할 계획이다. 저층인데다 3층 로비를 마주하고 있어 행사가 열릴 때에는 하루 종일 소음에 시달려야 하지만 그럼에도 권 의원이 325호를 고집하는 이유는 이곳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방이기 때문이다. 문 전 대통령은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일인 5월23일을 뒤집은 숫자인 이곳을 의원실로 썼다.

#. 4년 만에 원내 재입성한 ‘5선’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민주당)은 예전에 써오던 615호에 재입주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본인이 문화관광부 장관으로 직접 실무 작업에 참여했던 ‘6·15 남북공동선언’에 의미를 부여한 곳이다. 21대 국회에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인 김홍걸 민주당 의원이 이 방을 사용했다. 박 전 원장 측 관계자는 “5선 중진인 만큼 ‘로열층’ 입주도 가능하지만 615호에 재입주 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300명 당선인과 보좌진이 4년간 사무실로 사용할 의원회관의 ‘명당’을 차지하기 위한 물밑 경쟁도 시작됐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통상 당선인의 의원회관 호실 배정은 5월 초·중순 중 진행된다. 각 정당에서 당선인의 선호도를 취합해 국회사무처에 전달하는 방식이지만 관례적으로 선수와 나이, 당직 순으로 우선권이 부여된다. 의원들마다 잔디밭이나 한강뷰 등 전망을 중시하는 ‘전망파’부터 이동이 편리한 곳을 선호하는 ‘실리파’, 여기에 호실 숫자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까지 취향도 다양하다.

‘ㅂ’자 구조인 의원회관에서 ‘로열층’은 6~8층 전면 구역이다. 국회 잔디밭과 분수대가 바로 내려다보인다. 층수도 너무 높지도 낮지도 않다. 일조량 또한 뛰어나다. 21대 국회 전·후반기 국회의장인 박병석·김진표 의원을 비롯한 여야 4선 이상 다선 의원들이 이곳을 차지했다. ‘한강뷰’로 인기를 끌었던 서북 구역은 기자실인 소통관이 지어지면서 인기가 다소 식었다. 9·10층에선 여전히 한강을 바라볼 수 있지만 전면 구역에 비해 엘리베이터 숫자가 턱없이 부족해 출·퇴근 때마다 전쟁을 치러야 한다.



국회 의원회관 전경. 연합뉴스


대통령이나 국회의장을 배출한 곳도 ‘기(氣)가 좋다’는 이유로 인기가 높다. 그 중에서도 454호는 ‘국회의장 명당’으로 꼽힌다. 이만섭·문희상 전 국회의장이 이곳을 거쳐 갔다. 21대 국회에선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454호를 사용했다. 이번 총선에서 ‘6선’에 성공한 조 의원은 22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 직에 도전한다.

대통령이 머물렀던 방의 기운은 정권의 흥망성쇠에 따라 좌우되기도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사용했던 620호 주변은 한때 ‘친박(親朴) 성지’로 불리며 국민의힘 계열 의원들이 선호한 구역이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선 서범수 의원(617호) 한 명만이 국민의힘에서 생환했다. 의원실을 사용하던 의원들이 줄줄이 사망 또는 낙천, 의원직 상실이 된 곳은 기피 구역으로도 불린다.

회관 배정 우선권에서 후순위로 밀리는 초선 의원들은 건물 구조상 창문이 밖으로 나지 않은 안쪽 공간을 주로 차지한다. 다만 재·보궐을 통해 들어온 ‘0.5선’들은 뜻밖에 명당을 물려받는 행운을 얻기도 한다. 202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전임 지역구(인천 계양을) 의원이던 송영길 전 의원이 쓰던 818호를 물려받았다. 이 대표실 측은 이번에도 818호에 머무르고 싶다는 소망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818호와 불과 스무 걸음 거리에 박찬대 신임 원내대표(815호)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때문에 8층 서북 구역이 22대 국회에서 명당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