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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안보·외교수장 대동하고 5년만의 유럽 순방 시작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국빈 방문

美주도 서방 견제에 '균열' 포석도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4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방중했을 당시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맞이하고 있다. 두 사람은 프랑스 파리에서 다시 만난다. 로이터연합뉴스




시진핑이 5일 프랑스·세르비아·헝가리 등 유럽 3개국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이 유럽을 찾는 건 2019년 3월 이탈리아·프랑스·모나코 등을 방문한 이후 5년여만에 처음으로, 서방의 대(對)중국 안보·경제 견제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주목을 끈다.

중국중앙TV(CCTV)는 시 주석이 이날 오전 베이징에서 전용기를 타고 첫 방문지 프랑스를 향해 출발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 여사와 안보라인 수장이자 공식 서열 5위인 차이치 중국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외교 사령탑인 왕이 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 등이 동행했다.

시 주석의 순방지 선정은 미국 주도의 '중국 제재 연대'에 균열을 내려는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우선 첫 목적지인 프랑스는 미국과 EU가 우크라이나 전쟁, 무역 문제 등을 둘러싸고 중국과 마찰을 빚는 와중에도 서방 국가 중 유독 중국과 긴밀히 교류해 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미국의 '추종자'가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해 왔다. 2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만나 “프랑스는 전략적 자율성을 견지하고 있고, 중국과 전략적 협조를 강화해 함께 평화·안정을 수호할 용의가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 외교부는 시 주석이 순방 기간 마크롱 대통령과 회담을 열어 중국-프랑스 및 중국-EU 관계와 국제·지역 이슈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프랑스를 방문한 동안 시 주석과 마크롱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3자 회담도 열린다. 이 회담에서는 중국과 EU 간 쟁점을 폭넓게 다룰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최근 EU와 대러시아 관계나 간첩 사건 등 안보 이슈와 전기차·태양광 패널·풍력터빈 등 무역 문제로 잇따라 마찰을 빚고 있다.



다음 행선지 세르비아에는 7일 도착하는데, 이날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군에 의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이 폭격당한지 25년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중국과 러시아는 당시 이 사건 이후 반미 정서를 공통 분모로 더 가까워졌고,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부치치 대통령을 초청해 자유무역협정(FTA)에 서명하는 등 관계를 다져왔다. 이번 방문 기간 시 주석이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대사관에서 매년 개최해온 희생자 추도식에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헝가리는 EU와 나토 회원국이지만 현 오르반 빅토르 정부가 중국·러시아와 밀착을 추구하고 있다. EU 회원국 중 가장 먼저 중국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오르반 총리는 작년 10월 베이징에서 열린 제3회 일대일로 국제협력 정상포럼에 EU 회원국 정상 중 유일하게 참석했다.

중국은 2020년 이후 헝가리의 최대 투자자이기도 하다. 헝가리에는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의 해외 최대 물류·제조 기지가 둥지를 틀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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