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원생들이 직접 받고 관리해야 할 인건비와 장학금 등 약 4억원을 가로챈 국립대 교수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50대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6일 밝혔다.
도내 한 국립대에 교수로 재직 중인 A씨는 2015년 6월부터 2021년 3월까지 무려 656회에 걸쳐 학생연구원 18명의 인건비, 연구 장학금, 연구수당 등 3억85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대학 산학협력단을 통해 국가연구개발사업을 수행하던 중 연구원으로 등록된 학생들 명의의 통장, 카드 등을 일괄 관리하면서 인건비 등이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것처럼 산학협력단을 속였다.
연구책임자인 A씨는 무려 656회에 걸쳐 직접 산학협력단에 인건비 지급을 신청하거나 장학금의 경우 대상자를 추천하고, 다른 연구책임자들을 통해서도 인건비 지급을 신청하는 수법으로 범행했다.
A씨는 법정에서 "연구자금 집행 등 편의를 위해 학생연구원들로부터 통장과 카드를 받아 보관했으나 학생연구원들에 여전히 인건비 등의 처분권이 귀속돼있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비록 학생연구원이 모바일 뱅킹 등을 통해 출금할 수 있었더라도 A씨 허락 없이 자유로이 출금할 수 없는 상황이었던 점, 학생연구원들이 인출한 현금 중 상당액을 A씨의 계좌에 보관한 점 등을 종합하면 혐의가 인정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범행 중 32회에 걸쳐 1천7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학생 인건비 등을 용도에 맞지 않게 사용하면서도 근거도 제대로 마련하지 않았다"며 "다만 사적인 이익을 위해 사용했다는 근거는 없고, 대학원생에게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급하고, 논문 게재료로 많은 돈을 지출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