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수술 후 회복기에 홍삼을 지속해서 섭취하면 수술로 인한 위장장애 증상과 배변 습관이 개선되고 장내 유익균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려인삼학회는 지난 3일 대구 경북대에서 열린 춘계학술대회에서 권인규 강남세브란스병원 위장관외과 교수 연구팀이 홍삼의 프리바이오틱스 기능을 밝힌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위암, 췌장암 등 소화기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대부분 소화기관 조직의 일부를 절제하기 때문에 수술 이후 위장관의 구조와 기능이 변한다. 이로인해 배변습관 뿐 아니라 위나 대장 축소로 인한 장내 미생물의 변화, 근육량 감소, 빈혈 등의 후유증도 겪는다. 특히 장내 가스 배출이나 배변이 너무 빈번하고 냄새가 심해져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어려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권 교수팀은 위암 환자 40명, 췌장암 환자 20명을 홍삼섭취군과 위약섭취군(대조군)으로 나눴다. 이들에게 수술 후 1개월이 되는 시점부터 2개월간 홍삼과 위약을 각각 매일 2ｇ씩 섭취하도록 하고 경과를 관찰했다.
그 결과 수술 후 2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하루에 배출되는 가스 횟수는 홍삼섭취군이 6.7회로, 대조군(11.8회)보다 43%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술 후 전반적인 건강 상태와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홍삼섭취군은 수술 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반면 대조군은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내 유익균으로 알려진 유산균(lactobacillus)과 아커만시아(Akkemansia) 비중은 홍삼섭취군이 각각 23.9%, 1.47%로, 대조군의 12.3%, 0.63%보다 두배 가량 높았다. 홍삼이 소화기암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 수술 후 위장기관 장애 증상 및 배변습관을 개선시킨 것은 물론, 장내 유익균 수치까지 증가시켰다는 근거가 마련된 것이다.
권 교수는 “홍삼을 섭취한 환자들은 이상 반응이 없으면서도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증상은 효과적으로 개선된 것으로 평가됐다” 며 “소화기계 암 수술 환자가 후유증 개선을 위해 홍삼을 안전하게 섭취할 수 있다는 점을 임상 연구로 확인한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학회에서는 권재열 충남대 의대 교수가 홍삼 추출물이 장내 미생물 군집에 영향을 미쳐 알레르기를 억제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박상민 충남대 약대 교수팀은 홍삼 속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Rc 성분이 근육세포의 근감소 개선에 효과적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작용기전을 규명했다. 진세노사이드Rc가 근육 재생 장애와 근육 단백질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변형 성장 인자(TGF-β)의 신호전달 경로 및 당질 코르티코이드 수용체를 억제하고 미토콘드리아 손상, 근육세포 성장 억제, 근섬유 분해를 완화시켜 근감소를 개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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