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퇴근길 짜장면을 주문하려고 배달 앱을 켰다가 깜짝 놀랐다. 매장에서는 8000원인 짜장면이 앱에서는 만원이였기 때문이다.
배달앱 3사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무료 배달’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일부 프랜차이즈와 입점 점주들이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이유로 매장 가격보다 배달 가격을 더 받는 ‘차등 가격제’를 운영해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비 무료 정책이 배달 업계에 정석으로 자리잡고 있지만 실상은 메뉴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도 자영업자도 모두 불만이 커지고 있다.
소비자로서는 배달비를 지급하지 않지만 실제로는 음식 가격 인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가게로서는 무료 배달비 부담이 크다보니 메뉴 가격을 일괄 인상하거나 무료 배달 시 음식값을 더 받는 식으로 운영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 앱의 배달 방식은 대개 2가지다. 가게가 직접 배달기사를 부르는 경우와 배달 앱이 배달기사까지 중개하는 경우다.
가게가 배달기사를 직접 부르는 경우 음식점이 배달비를 일부 내면서 나머지 금액을 주문고객에게 부담하도록 할 수 있다.
다른 방식인 배달 앱이 배달기사까지 중개하는 경우, 음식점은 메뉴 가격의 약 6~9%를 배달 앱에 수수료로 지급하고 배달비도 2500~3300원 부담해야 한다. 고객은 배달료를 내지 않는다.
후자에서는 배달 주문이 늘수록 음식점이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 결국 메뉴 가격 인상을 고민하게 된다.
이 같은 상황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
앞서 bhc, 교촌, 굽네, BBQ, 푸라닭 등 국내 주요 치킨 브랜드 점주들은 입장문을 내고 “2만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팔면 배달 앱 수수료와 배달비로 6000원을 떼인다”면서 “팔면 팔수록 이익을 보기는커녕 손해를 보는 역마진 현상이 전국 곳곳에서 속출하고 있다. 치킨 한 마리에 3만~4만원 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매장 가격과 배달 가격이 다른 이중가격제를 선택한 곳들도 늘고 있다. 파파이스는 지난 15일 치킨, 샌드위치, 디저트, 음료 등 가격을 평균 4% 올리면서 배달 메뉴는 매장 판매가보다 평균 5% 높은 가격으로 차등 적용했다.
앞서 KFC도 지난달 이중가격제를 도입하기로 하고 배달 메뉴를 100∼800원 더 비싸게 판매하고 있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이중 가격은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라며 “이중 가격을 선택하는 가게가 늘어나면 소비자 반감도 커지는 만큼 이에 대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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