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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기술경쟁 판도 바꿀 게임체인저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AI와 반도체·바이오·양자과학

글로벌 주도권 좌우할 혁신 기술

R&D투자·동맹국 협력 확대해야





최근 미국·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최첨단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계속 진전시킬 것임을 강조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 ‘인공지능(AI) 플러스 이니셔티브’를 발표하며 첨단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경쟁의 중심에는 단연 AI와 반도체, 첨단 바이오, 양자 과학기술이 있다. 산업의 폭발적 성장을 견인할 뿐 아니라 경제·사회·안보의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파괴적 혁신 기술들이다. 그야말로 기존의 판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체인저(game changer)’다. 정부는 이러한 중요성을 인식하고 2030년까지 3대 게임체인저 기술 분야에서 ‘글로벌 3대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지난달 발표했다.

3대 게임체인저 기술 중에서도 최근 세계적 관심이 가장 뜨거운 것은 AI와 반도체다. 챗GPT 등 초거대 언어 모델을 기점으로 AI 발전과 확산이 가속화되며 본격적인 AI 시대가 도래했고 세계 각국의 주도권 확보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정부도 세계적인 AI 패권 전쟁에 대응해 ‘AI·반도체 이니셔티브’를 수립했다. 이를 통해 AI 가치사슬 전반의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차세대 범용 AI, 저전력 AI 반도체 등 9대 기술 혁신 과제와 이를 뒷받침하는 투자, 금융, 혁신 인재, 인프라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첨단 바이오 기술의 파급력은 코로나19를 경험하면서 전 세계가 체감했다. 모더나가 코로나19 mRNA 백신을 단기간에 대량생산할 수 있었던 것도 대표적인 첨단 바이오 기술인 합성생물학 덕분이다. 이에 세계 각국은 첨단 바이오 기술 패권 확보를 위해 국가 차원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우리 정부 또한 ‘첨단 바이오 이니셔티브’를 바탕으로 바이오 혁신 기술과 데이터가 국민 체감 가치로 이어질 수 있도록 바이오 가치사슬을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와 AI·빅데이터가 결합된 ‘디지털 바이오’를 중점 육성하고 석유화학 기반의 소재·제조 산업을 친환경적인 바이오 기반으로 전환하는 등 4대 기술 혁신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양자 과학기술은 양자물리적 특성을 컴퓨팅·통신 등에 활용해 초거대·초고속 연산, 초신뢰 연결 등을 가능하게 하는 혁신 기술이다. 3대 게임체인저 중 가장 초기 기술로, 아직 지배적 기술이 정립되거나 본격적 상용화가 시작되지 않았다. 그러므로 우리의 강점을 활용해 기술 경로를 선점한다면 새로운 혁신을 창출할 기회가 충분히 열려 있다. 정부는 다가오는 퀀텀 시대에 대비해 ‘퀀텀 이니셔티브’에서 9대 중점 기술과 4대 추진 전략을 제시했다. 그간 축적된 정보통신기술(ICT) 및 기초과학 역량을 활용해 퀀텀 핵심 기술을 키우고 반도체·제조 역량을 토대로 퀀텀 소재·부품·장비, 소자·공정 기술을 빠르게 확보할 것이다.

미래의 글로벌 패권 지형을 바꿀 3대 게임체인저 기술은 우리의 생존 전략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이 과학기술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기도 하다. 정부는 3대 게임체인저를 포함한 연구개발(R&D) 전반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는 한편 이를 뒷받침하는 R&D 지원 방식을 혁신하고 동맹국과의 협력을 확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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