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불교 정신을 되새겨 볼 수 있는 책들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고(故) 법정 스님이 1994년 만든 사단 법인 ‘맑고 향기롭게’가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법정 스님의 미출간 강연 자료를 발굴했다. 신간 ‘진짜 나를 찾아라(법정 스님 지음, 샘터 펴냄)’를 통해서다. 197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전국 각지에서 강연한 내용을 엮었다. 법정스님은 강연을 통해 고독이 필요한 이유, 차에 담긴 의미, 공덕을 쌓는 삶, 인간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방법 등 여러 가지 주제를 알기 쉽게 들려준다.
또 좋은 얼굴을 만들기 위해서는 내면의 아름다움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얼굴은 이력”라며 “너그러움과 선량함 그리고 지혜로움이 내면에서 발산되어 밝아질 때 아름다운 얼굴이 된다”고 강조했다.
매년 부처님오신날마다 도심의 어둠을 밝히는 연등의 기원을 파고든 책 ‘연등문화의 역사(오대혁·백창호 지음, 담앤북스 펴냄)도 독자들을 찾았다.
연등을 연꽃 모양의 등불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한자 표기를 보면 연은 연꽃을 의미하는 '연'(蓮)이 아니라 불에 사른다는 뜻을 담은 '연'(燃)이며 연등(燃燈)은 등불의 다른 표현이라고 책은 설명한다. 연등회는 2020년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되면서 세계에 자랑할 한국의 문화 축제로 거듭났다. 하지만 유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조선시대에는 상당한 압박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유학자들은 1392년 조선 개국 때부터 연등회 폐지를 건의했고 태종 12년(1412년)에는 정월 연등회의 존폐를 두고 왕과 신하들이 논쟁을 벌였다는 기록도 있다. 정월 연등회는 태종 15년(1415년)에 사라지며, 그 다음해에 태종은 연등회를 4월 8일로 일원화하라고 명령한다. 책은 연등회의 역사적 변천과 더불어 1990년대 이후 문헌에만 남아 있던 전통등을 복원하려는 불교계의 노력도 함께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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