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밖 청소년 열명 중 세명은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자청소년이 남차청소년보다 우울감을 경험했던 비율이 10%포인트 넘게 높아 성별에 따른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율과 음주율은 각각 직전 조사 대비 3분의 2토막, 4분의 3토막 나 대폭 감소했다.
9일 여성가족부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3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학교 밖 청소년지원센터, 내일이룸학교, 단기쉼터, 소년원, 보호관찰소, 대안교육기관의 학교 밖 청소년 2400명과 검정고시 응시 490명 총 289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지난 2015년부터 해당 실태조사를 진행해 온 여가부는 빠른 실태 파악 및 대응을 위해 2021년부터 조사 주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변경했다.
조사 결과 청소년들이 학교를 그만둔 시기는 고등학교(62.2%)가 가장 많았고 이어 중학교(20.8%), 초등학교(17.0%) 순이었다. 학교를 그만둔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심리·정신적(31.4%) 문제였고 원하는 것을 배우려고(27.1%)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시기별로 보면 초등·중학교때는 부모님의 권유(61.3%)로, 고등학교 때는 심리·정신적 문제(37.9%)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학교를 그만둔 후에는 대부분 검정고시를 공부하거나(83.2%), 진로상담(37.8%), 심리상담·정신과 치료(34.7%)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입견·편견·무시(26.2%), 새로운 친구 사귀기 어려움(25.0%) 등의 애로사항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지만 59.5%가 학교를 그만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답해 2015년(42.8%)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향후 진로로는 정규학교 복학(28.2%), 검정고시 준비(12.4%) 순이었고 결정하지 못했단 답변도 33.1%였다.
정신건강 조사 결과 학교 밖 청소년의 32.5%가 우울감을 느낀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성별로 살펴보면 여자청소년 37.2%가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다고 대답해 남자청소년 26.4%보다 그 비율이 10.8%포인트 더 높았다.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 수준도 여자(30.3%)가 남자(28.8%)보다 소폭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체 건강에 있어서도 성별에 따른 차이가 두드러졌다. 남자는 비만(20.7%), 과체중(10.4%)인 경우가 여자(15.4%·8.9%)보다 많았던 반면 여자는 저체중(9.4%) 비율이 남자(6.0%)보다 높았다.
건강 측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있다면 흡연·음주율이 눈에 띄게 줄었다는 점이다. 현재흡연율은 19.3%, 현재음주율은 21.2%로 지난 2021년에 비해 8.8%포인트, 7.5%포인트 감소했다.
이번 조사에선 은둔 경험에 대한 문항도 새로 추가됐다. 답변을 살펴보면 6개월 이상 은둔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전체의 6.4%로 나타났다. 주요 계기는 무기력·우울해서(28.6%),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서(24.9%),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서(13.7%) 등이었다. 벗어나게 된 가장 주요한 계기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청소년상담복지센터 등 이용(27.3%)으로 지원서비스의 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상태의 경우 46.3%가 월 10~50만원의 수입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수입 출처는 용돈(79.8%)이 가장 많았고 이어 근로소득(25.9%), 프로그램 참여수당(13.4%) 등이었다. 학교를 관둔 뒤 아르바이트 경험은 42.6%로 2018년(51.9%)에서 2021년(39.7%) 감소했다가 2023년 소폭 증가했다. 가정 경제 수준은 보통(41.1%)이 가장 많았고 보통 이상 20.3%, 보통 이하 15.3%였다. 2018년부터 가정이 잘산다고 평가하는 청소년 비율은 증가, 못산다는 비율은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학교 밖 청소년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한 정책 지원은 1순위가 교통비 지원이었고 이어 청소년활동 바우처, 진학정보 제공·검정고시 준비 지원, 진로탐색 체험 순이었다. 청소년활동 바우처 제공 수요가 2021년 7순위에서 2023년 2순위로 특히 상승폭이 컸다.
여가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고립·은둔 청소년 등 사각지대 청소년 조기 발굴, 마약 등 신종 위험요인에 대한 청소년 교육 확대 등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신영숙 여가부 차관은 “교육부, 교육청 등 관계부처와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정서적 위기에 놓인 학교 밖 청소년을 조기에 발굴하여 맞춤형 심리지원을 강화하는 한편, 새로운 정책수요에 대한 대응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