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4·10 총선의 야권 압승을 계기로 22대 국회 개원도 전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시즌2’ 공조를 선언했다. 두 야당이 8일 공동 주최한 ‘제22대 국회 검찰 개혁 입법 전략’ 토론회에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야 한다”며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수 의석의 힘으로 2020년 검찰 수사 대상을 6대 중대 범죄로 제한한 데 이어 2년 전에는 부패·경제 수사권만 남겨두더니 아예 수사권을 박탈하겠다는 것이다. 토론회에서는 22대 국회 개원 6개월 이내에 검수완박을 마무리하고 검사의 독점적 영장 청구권 조항인 헌법 제12조·16조를 삭제하자는 주장까지 나왔다.
양당은 “검찰 개혁은 총선 민의”라고 주장하면서 검찰의 수사권 박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재명·조국 대표 등 양당 지도부의 사법 리스크 방어와 정치 보복용 성격이 짙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대북 송금 의혹, 조국혁신당의 조 대표 자녀 입시 비리 등의 검찰 수사에 대해 특별검사 추진과 수사 검사 탄핵을 공언하고 있다. 조작 수사로 몰고 가 법원마저 압박하겠다는 의도다. 비리 방탄을 위해 검찰을 겁박할 뿐 아니라 형사사법 체계의 골간을 흔들며 헌법 개정까지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 검찰 수사권 축소 이후 사기 범죄 검거율이 급락하고 경찰의 수사 지연이 심각해졌다. 수사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 건수가 급증하는 등 국민적 불신도 커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의 반부패기구가 ‘검수완박’ 입법으로 인한 한국의 부패 대응 역량 하락을 우려하며 실사단을 파견하겠다고 했을 정도다.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이 떨어지면 권력의 부패가 판치고 힘 없는 서민들만 피해를 입게 된다. 진정한 개혁은 검찰의 정치 중립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민주당이 법치주의를 흔든다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죄인대박’ 법안 밀어붙이기를 중단해야 한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