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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친 살해’ 의대생, 부모 통화 끝에 입 열어…피해자 발견 90분 늦어졌다

부모와 통화 후 경찰 추궁에 “옥상에 약 두고 왔다”

강남역 인근 건물 옥상에서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살인)를 받는 20대 의대생이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며 얼굴을 가리고 있다. 연합뉴스




여자친구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20대 남성 최모(25)씨가 부모와 통화하던 중 범행 현장에 두고 온 소지품을 언급하면서 이를 추궁하던 경찰에 범행이 발각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6일 당초 자살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했으나 1시간 여만에 살인 혐의를 인지하고 피의자 최 씨를 긴급체포했다. 최 씨는 강남역 근처 건물 15층 옥상에서 이별을 통보한 여자친구를 흉기로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조사 결과 당시 “건물 옥상에 사람이 서성인다”는 112 신고를 받은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자마자 최 씨는 옥상에서 투신을 시도했다. 2분 만에 최 씨를 구조한 경찰은 그를 파출소로 데려왔고 이때까지만 해도 피해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최 씨는 살인 범행 사실은 숨긴 채 자살 소동 경위 조사만 받은 가운데, 경찰의 추궁에도 입을 다무는 등 진술에도 비협조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설득으로 부모와 통화하던 최 씨가 약·가방 등 소지품에 대해 언급하는 걸 들은 경찰은 이를 수상하게 여겨 “소지품이 어딨느냐”며 계속 추궁했고, 결국 최 씨는 “옥상에 두고 왔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약 90분 뒤 해당 건물 옥상을 다시 찾은 경찰은 소지품을 찾던 중 건물 사각지대에서 심정지 상태의 피해자를 발견했고 최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이 급히 소방을 불렀으나 피해자는 이미 숨진 뒤였다.

한편 경찰은 10일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최 씨의 범행 동기 및 심리 상태 등을 파악하기 위해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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