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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영향력' 박배종 "오래 정규 투어에 남는 선수 되고파"

골프계 선한 영향력 끼치는 대표 주자

상금 기부·유소년 레슨 등 활동 벌여

10년차에도 우승 없어…아쉬운 성적

"두 아들, 선수 생활 가능케 한 원동력"

박배종. 사진 제공=KPGA




박배종. 사진 제공=KPGA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를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선수가 있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데뷔 10년차 박배종(38·하나금융그룹)이다. 그는 2014년 KPGA 챌린지 투어(2부 투어) 1회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상금 1000만 원을 당시 세월호 희생자를 위해 기부했을 정도로 마음 따뜻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유소년 육성에도 관심이 깊은 그는 시즌 종료 후 골프 불모지인 인도네시아로 날아가 현지의 어린 선수들을 직접 지도하기도 했다. 또한 동료들을 위해 챌린지 투어 선수 회장을 맡아 선수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힘쓰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KPGA 투어 강자로 박배종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다. 오랜 투어 생활에도 아직 우승이 없기 때문이다. 2016년 NS홈쇼핑 군산CC 전북오픈 공동 5위가 최고 성적이다. 2018년 일본프로골프(JGTO)의 2부 투어 격인 아베마 TV 투어의 노빌컵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과도 있었지만 국내 대회에서는 아직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다. 더욱이 그는 최근 4년 동안 챌린지 투어에서 활동하며 대중들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올해 박배종은 KPGA 정규 투어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지난해 말 퀄리파잉 토너먼트(QT)에서 공동 25위를 기록해 마침내 소원하던 정규 투어 시드를 손에 쥐었다. 올 시즌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샷을 날리고 있는 그를 10일 KPGA 투어 KPGA 클래식(총상금 7억 원)이 열리는 전남 영암의 골프존카운티 영암45(파72)에서 만나봤다.

이날 박배종은 두 번의 컷 탈락과 69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남긴 앞 세 대회와는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2라운드에서 그는 이글 1개, 버디 7개, 보기 2개로 17점을 적어냈다. 이틀 합계 22점을 획득한 박배종은 선두에 7점 뒤진 공동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신설된 이 대회는 K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버디 2점 등 홀별 스코어마다 부여한 점수 합산으로 순위를 가리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열린다.

박배종은 “지난 대회부터 호흡을 맞추고 있는 캐디와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경기를 잘 치른 것 같다. 퍼트가 잘 되지 않아 퍼터를 바꿔서 나갔는데 그게 오늘 주요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골프계에서 대표적인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선수라는 평가에 대해 박배종은 결국 자신을 위해 하는 일이라고 겸손해 했다. 그는 “불러주는 곳이 있을 때 그런 활동들을 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런 활동들을 하면서 좋은 분들에게 좋은 기운을 받는다고 생각해서 매번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위 투어에 있으면서도 동료들을 위해 나섰던 이유에 대해 그는 “챌린지 투어에 내려가 있으면서 조금만 고치면 우리도 선진 투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전 회장이 의사를 물었을 때 선뜻 하겠다고 했고 회장으로 활동한 이후 챌린지 투어가 좋아졌다는 동료들의 연락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박배종이 힘든 프로 생활을 견딜 수 만든 가장 큰 원동력은 가족이다. 특히 그는 두 아들의 응원이 가장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두 아들이 7세, 5세라 아직 골프에 대해 모르는데도 항상 힘내라고 응원을 많이 해준다. 그럴 때마다 힘이 많이 되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고 했다.

박배종은 순위보다 어렵게 올라온 정규 투어에서 오래 살아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는 “챌린지 투어에 있으면서 정규 투어에 대한 갈망이 컸다. 랭킹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에 연연하지 않고 정규 투어에서 오랫동안 활동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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