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부가 자국 돼지고기 산업을 위해 멧돼지 사냥에 나서며 군대까지 파견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파이낸셜타임스는 이탈리아 정부가 군대를 파견해 멧돼지 개체수를 5년간 최대 80% 감축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멧돼지가 전파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기 위함이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2022년 멧돼지가 ASF 슈퍼전파자가 되면서부터 골머리를 앓게 됐다.
ASF는 바이러스성 출혈성 돼지 전염병으로 치사율이 100%에 달해 햄 산업이 발달한 파르마 등 북부 도시에 큰 손해를 끼쳤기 때문이다.
프로슈토, 소시지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돼지고기 산업은 한 해에만 약 82억 유로(한화 약 12조)를 벌어들인다.
이탈리아에는 멧돼지 약 100만~150만마리가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은 로마 등 대도시에 출몰해 쓰레기를 갉아 먹거나 교통사고를 유발하고 논밭을 훼손하는 등 적잖은 피해를 입혀온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로 지난 2015년부터 2021년 사이 멧돼지로 인한 농촌 지역 피해 추산액은 무려 1억2000만 유로(한화 약 1759억원)에 달한다.
프란치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부 장관은 "ASF는 돼지 농장과 생산망을 위협하고 경제적, 사회적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며 이탈리아 군대 파견 조치에 찬성했다. 실제로 지난 2년간 캐나다 등 여러 국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로 이탈리아산 돼지고기 수입을 제한하기도 했다.
멧돼지와의 전쟁에 나선 사례는 이탈리아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9년 프랑스 정부는 ASF에 감염된 멧돼지가 벨기에에서 자국 국경을 넘는 것을 막기 위해 군 부대를 투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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