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바이오 업체를 규제하는 생물보안법(Biosecure Act) 입법을 추진하는 가운데 미국 바이오 기업 79%는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로이터 등에 따르면 미국바이오협회(BIO)가 회원사를 대상으로 중국 CDMO 의존도 및 중국 CDMO와의 디커플링 시 미치는 영향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 124개 중 79%가 중국에 기반을 두거나 중국이 소유한 제조업체와 최소 1개 이상의 계약을 맺었다. 응답 기업의 3분의 2 이상은 직원수 250명 미만의 신흥 바이오 기업이라는 것이 협회 측 설명이다.
특히 응답 기업의 74%가 전임상 및 임상 서비스를 위해 중국 기업과 계약을 맺고 있다고 밝혔다. 응답 기업의 30%는 승인된 의약품의 제조를 위해 중국과 연계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었다. 일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이 통과될 경우 이들 업체가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의미다. 생물보안법은 기술 유출이 우려되는 기업으로 중국 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 모회사 우시앱텍을 지목하고 있다.
협회는 응답 기업들이 제조 파트너를 바꾸는 데 최대 8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에 기반을 두거나 중국이 소유한 바이오 제조 기업과의 포괄적이고 사려깊은 디커플링이 이뤄지지 않는 한 수백 만 명의 미국 환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 협회의 전망이다.
협회는 설문 조사와 함께 중국 CDMO와의 잠재적인 디커플링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선별된 회원사와 상세 인터뷰 및 사례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바이오·제약 공급망 핵심 요소 이해’라는 제목의 협회 설문 조사는 중국 CDMO에 대한 미국의 의존도, 중국 CDMO와의 분리를 위해 필요한 노력과 시간의 규모를 정량화하는 작업이다.
협회는 중국 CDMO와 계약을 맺은 프로그램의 수와 상업 포트폴리오 또는 전임상 및 임상 파이프라인에서 이러한 계약의 비율을 조사하고 있다. 이러한 중국 기업과의 계약을 다른 공급업체로 전환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해당 서비스 중단으로 인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환자 수도 정량화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 크롤리 미국바이오협회 최고경영자(CEO)는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바이오 공급망의 해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크롤리는 미국 의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국가 안보와 공중보건 이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의존 관계를 분리해야 한다”며 “미국 바이오 제조 우위를 되찾기 위해 사려 깊고 합리적인 기간 동안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미중 갈등의 수혜를 입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승민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생물보안법 추진에 따라 지정학적 이슈가 없는 CDMO 기업에 대한 수요가 지속할 것”이라며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다양한 고객사들로부터 위탁생산(CMO) 및 위탁개발(CDO) 문의를 받는 등 중장기 수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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