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파타야에서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납치살해한 용의자 1명이 국내에서 경찰에 붙잡힌 가운데 혐의 내용을 모두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파타야에서 공범 2명과 함께 30대 한국인 관광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저수지에 유기한 혐의(살인 및 사체유기 등)로 20대 A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피의자 중 1명이 지난 9일 국내로 입국한 사실을 확인하고 소재를 추적해오다가 전날 오후 7시 46분 A씨를 전북 정읍 주거지에서 긴급체포했다. A씨는 이날 밤부터 조사받고 있으나 혐의 내용을 모두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7일 B씨 어머니는 “모르는 남자가 전화해서 ‘B씨가 마약을 버려 자신들에게 손해를 입혔으니 300만밧(약 1억 1000만 원)을 몸값으로 내지 않으면 아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했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B씨 어머니는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도 도움을 요청했고, 한국대사관은 태국 경찰에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지난 11일 태국 경찰은 태국 파타야의 한 저수지에서 시멘트로 채워진 검은색 대형 플라스틱 통 안에서 B씨의 주검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B씨는 4월 30일 태국에 갔고 지난 2일 태국 후아이쾅 지역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됐다.
클럽 주변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지난 3일 오전 2시께 한국인 2명이 B씨를 렌터카에 태워 파타야로 데리고 가서 다른 픽업트럭으로 갈아탔으며 이들은 파타야의 한 저수지 인근 숙박시설을 빌린 것으로 확인됐다.
이 픽업트럭은 지난 4일 밤 9시께 짐칸에 검은 물체를 싣고 숙박업소를 빠져나갔으며, 저수지 근처에 1시간가량 주차했다가 숙박업소로 돌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차량을 탄 일행이 사전에 한 상점에서 대형 플라스틱 통과 밧줄을 구입한 것도 확인됐다.
태국 경찰은 잠수부들을 동원해 저수지를 수색해서 수심 3m의 저수지 바닥에서 B씨 주검이 담긴 플라스틱 통을 발견했다.
태국 경찰은 한국인 3명을 B씨 납치살해 용의자로 지목했는데, 이 가운데 1명인 A씨가 지난 9일 태국을 출국해 한국으로 돌아간 사실을 밝혀냈다. 이에 따라 경남경찰청 형사기동대는 A씨의 주거지에서 그를 붙잡았다. 아직 태국에 있는 또다른 용의자 2명은 태국 경찰과 협조해 쫓고 있다.
경남경찰청 관계자는 “아직 수사 진행 중이며 용의자를 쫓고 있기 때문에 A씨 관련 정보와 용의자들의 관계 등은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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