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형사 마석도(마동석)와 새로운 빌런 백창기(김무열), 장동철(이동휘)의 대립을 그린 영화 '범죄도시4'가 '천만 영화' 타이틀 달성을 코앞에 뒀다. 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범죄도시4'는 전날까지 945만 관객 수를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수성했다. 이에 지난달 23일 인터뷰로 만난 허명행 감독과의 진솔한 이야기를 공개한다.
◇"부담감 없어" 허 감독의 자신감 = 개봉 전 만난 허 감독에게 초조한 모습은 없었다. 그는 "자부심은 아니다. 그저 건조한 사람이다.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명확하게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할 도리를 다 했고 하늘이 알려주시는 대로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허 감독의 목표는 명확했다. "(상업적으로는) 손익 분기점을 넘겼으면 좋겠다"고 언급한 그는 "(작품적으로) 빌런들의 무게감을 더 무겁게 찍고 싶었고 장이수의 활약상, 형사들의 동료애와 케미스트리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새 빌런 체제 구축...'아크로바틱' 김무열과 '자기애' 이동휘 = 작품 속 용병 출신의 빌런 백창기 역으로 등장하는 김무열은 액션에 있어 몸을 사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무술감독으로 활약했더 허 감독은 새로운 빌런으로 나선 김무열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액션 기술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았고 어떻게 찍을지만 생각했다. 액션을 못하는 배우라면 찍다가 다치고 테이크도 많이 가게 되고 모두가 지친다. 하지만 김무열의 경우 그런 것에 대한 걱정을 들어내고 촬영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일부러 아크로바틱 장면을 많이 넣기도 했다. 워낙 잘해서 자연스럽게 보였다"고 회상했다.
허 감독은 IT 업계의 천재로 불리는 장동철 역을 연기한 이동휘를 자기애가 충만한 인물로 그리고 싶었다. 그는 "실제로 이동휘가 그린 그림을 배경에 걸었다. 그림에 대한 집착이 있고 하나의 브랜드 옷을 집착해서 입는 성격의 인물이다. 리얼리티에서 벗어났을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표현하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범죄도시' 시리즈 계승...이번에도 통한 액션과 유머 코드 = '범죄도시' 시리즈에 대해 관객들이 기대하는 점 중 하나는 통쾌한 액션과 유머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허 감독은 무술감독의 경험을 살려 다양한 접근을 시도했다. 그는 "(비행기 안) 공간 콘셉트를 잡고 난 후 액션 구상은 바로 떠올랐다. 전편에서도 없는 린치 당하는 마석도의 모습을 보여줬고 동시에 마석도는 2 대 1로 붙어도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 명이 쓰러지고 나서 뒤로 갔을 때 백창기에게 새로운 무기를 줘서 상황을 역전시켜보자고 생각했다"라며 클라이맥스에서 전개되는 액션 시퀀스에 대해 설명했다.
허 감독은 '범죄도시4'에 담고자 한 '범죄도시' 시리즈의 정통성과 정체성에 대해서도 연이어 언급했다. 그는 "모든 '범죄도시' 시리즈를 레퍼런스로 삼아 '범죄도시4'를 만들었다. 독립적인 한 편으로서의 정체성은 지키되 분위기나 색깔에 대한 정통성을 유지하며 만들었다"라며 "이미 나온 유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넣은 이유는 '범죄도시4'를 반가워하실 분들에 대한 선물이라 생각해서였다. 당연히 모두가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기시감이 들 것이다. 하지만 기시감을 배제하고 완전히 다른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시리즈에 대해 반가운 마음이 드는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 스타일로 재밌는 영화는 '명절 때 나오는 영화'다. 보면 기분 좋고, '이 영화 봤다'라는 말을 할 수 있는 영화다. 그것이 '범죄도시' 같고 그것에 대한 전통을 지키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무술감독 선입견..."작품으로 보여드릴 것" = 허 감독은 '황야' 공개 당시 호불호가 갈리는 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서사가 빈약한 점에 대해 무술감독을 오래 했던 허 감독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봤던 허 감독은 당시에 대해 "'황야'가 나왔을 때 호불호가 많이 가렸고 내가 무술감독으로서 연출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자신감 있는 태도를 보였다. "두려워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그는 "앞으로 다른 방향의 시나리오를 기획하고 있기도 하고 액션이 안 들어간 작품도 있다. 차차 선보일 예정이다. 영화 인생에서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다. '선입견을 깬다'는 목표라기보다는 내가 나를 믿으니 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작품으로 보여드릴 것이다"라고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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