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시간에 따라 경화되는 생체 주입형 하이드로겔을 개발했다. 줄기세포와 연계해 다양한 치료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전망이다.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합성생물학사업단장을 맡고 있는 구희범 가톨릭의대 의생명과학교실 교수팀은 생체적합성 주사가 가능한 하이드로젤을 개발해 인간 중간엽 줄기세포(hMSC)의 골 생성 분화와 뼈 재생을 촉진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13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하이드로젤은 의료현장에서 환자의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이 필요 없는 주사형 물질로 선호된다. 다만 하이드로젤을 주사기를 통해 주입하는 경우 생체 내에서 원하는 수준까지 견고하게 만들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주사형 하이드로겔은 페닐보론산과 스퍼미딘이 결합된 히알루론산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덕분에 생체 내로 주입된 이후 시간이 지나 가역적인 가교결합이 체내에서 더 많이 이뤄지면서 안정화되고 더 단단해진다. 가교결합은 사슬 모양의 고분자 사이를 화학 결합을 통해 연결시키는 화학반응이다.
연구진은 시간에 따라 하이드로겔이 굳어져 중간엽 줄기세포 분화와 움직임을 조절하고 골재생 분야에 응용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하이드로젤과 생체 내로 주입된 중간엽 줄기세포는 이러한 특성에 의해 증식과 분화에 영향을 받게 된다. 뼈처럼 단단한 조직의 세포치료에 대한 치료제로도 사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한 하이드로겔을 쥐 대퇴골 뼈 결함 모델에서 테스트한 결과 빠른 뼈 재생은 물론 완전한 회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구 교수는 “이번 연구는 생체주입형 하이드로겔의 강도를 생체 내에서 더욱 증가시킬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다양한 줄기세포 치료 분야에 응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가톨릭중앙의료원 기초의학사업추진단 및 중견연구, 범부처 재생의료사업 등의 지원을 받았다.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최신호에 실렸다.
/안경진 의료전문기자 realglasse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