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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땅과 하천에서 자유롭게 기동…한국형 자주도하장비 ‘KM3’[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병력 이동·수송 등은 현대전의 승패 가름

7공병여단 예하 전군 최대 ‘도하단’ 창설

2027년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실전 배치

영국·독일 공병대, 350m부교 기록 세워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KM3 외관. 사진 제공=방위사업청




2023년 6월 1일 육군 7공병여단 예하에 전군 최대 규모의 도하자산을 운용하는 도하단이 새롭게 창설됐다. 7공병여단은 경기도 남양주시 도하단 주둔지에서 창설식을 거행했다. 도하단 창설은 최신 도하장비를 제공·운용함으로써 육군7기동군단의 공격 기세를 보장하기 위해 조치다. 이에 따라 전군의 도하장비 중 약 70%를 보유한 7군단은 도하단 창설로 자산 운용·관리를 더욱 전문화하고 작전의 신속성·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도하단에는 신규 자주도하장비가 배치될 예정이어서 전군 최대 규모의 도하자산을 운용하는 ‘기동 도하단’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지상부대가 임무 수행 중에 별도의 장비 지원 없이 자체적으로 땅과 하천에서 기동하며 배(문교)가 되거나 다리(부교)로 연결해 전차나 장갑차 등을 신속히 도하시킬 수 있는 수륙 양용의 전투지원장비를 ‘자주도하장비’라고 부른다. 육군 기계화부대의 공격 속도를 유지·보장할 수 있는 신속한 도하작전 등 미래 지상작전의 성공을 위한 필수적인 장비로 꼽히는 이유다.

현재 군에서 운용하는 리본부교(RBS·Ribbon Bridge System)는 다리가 될 교절을 차량이나 헬기로 강상으로 옮겨야 하고, 진수 후에는 차량에 실어 이동시킨 교량가설단정(BEB· Bridge Erection Boat)를 이용해야 하는 등 가설 속도가 현대 기동전 요구치에 미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생존성에도 제한점을 안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를 해결하고자 우리 군은 한국형 자주도하장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2016년 9월 제96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해외업체와의 기술협력생산 방식으로 획득하는 자주도하장비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심의 의결했다.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사업 5300억 투입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전 한화디펜스)는 독일의 GDELS(General Dynamics European Land Systems)가 개발한 M3를 기반으로 국산화하는 M3K장비를, 현대로템은 영국 BAE 시스템즈(BAE Systems)와 터키 FNSS가 공동 개발한 AAAB(Armored Amphibious Assault Bridge)를 개량 국산화 생산하는 방안을 각각 제안했다.

최종 결과, 2020년 12월 방위사업청은 자주도하장비를 개발·생산할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선정했다. 2021년 6월 제13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기술협력생산 범위 및 연도별 생산계획 등이 포함된 획득계획(안)도 심의·의결하고, 그해 8월 방위사업청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업 계약을 정식으로 체결해 기술협력생산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기술협력생산(Technology Cooperation Production)이란 외국에서 개발돼 실용화되었거나 실용화를 위해 시험 평가한 결과, 전투용 적합으로 판단되서 생산 중인 무기 체계를 외국의 원 제작 업체와 기술 협력해 생산 권한을 양도 및 대여, 지원함으로써 국내에서 생산하는 방식이다. 연구개발에서의 ‘기술협력’과는 다소 성격에 차이가 있다.

우리 군이 도입할 일명 ‘KM3’는 독일 아이젠베르크 카이저슬라우테른(Eisenwerke Kaiserslautern)이 최초 설계 후 GDELS(General Dynamics European Land Systems)가 생산한 ‘M3 자주도하장비’(Amphibious bridging and ferrying, Amphibious Vehicle)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기술협력생산 방식으로 국산화하는 자주도하장비다. 총사업비 5300억 원이 투입된다.

M3의 경우 영국·독일·대만·싱가포르 등 주요 5개국에서 사용 중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장비를 국산화하는 자주도하장비 사업을 추진한다. 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도하(渡河)는 강이나 내를 건넌다는 의미가 담겼다. 교량이 없었던 과거에는 한강 도하에 나룻배가 주로 이용됐다. 왕의 유람이나 국장 행렬 때는 강 위에 배를 잇달아 띄워 연결한 ‘배다리’를 이용했다고 한다. 즉, 부교를 만들어 활용한 것이다. 국가기록원 ‘우리의 삶과 역사를 담은 한강의 다리’에 따르면 조선시대에는 세종과 숙종, 연산군 등이 부교를 이용해 한강을 건넜다고 한다. 한반도는 유독 강과 하천이 많아 이같은 지형을 극복하기 위해 전·후방에서 작전을 해야 하는 군의 도하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병력 이동과 수송 등은 전쟁의 승패를 가름하기 때문이다.

우리 군은 이같은 도하 작전의 중요성 때문에 이를 지원하는 전문부대를 20년 만에 부활했다. 육군 7공병여단 예하에 도하단이다. 대령이 지휘관이다. 과거 도하단은 육군본부 직할부대로 있었다. 하지만 부대 개편으로 각 군단의 도하작전 효용성을 고려해 도하단 본부를 2003년 해체했다. 각 도하부대들은 군단 공병여단에 배속돼 임무를 수행하다 기계화 부대들이 기동군단인 7군단으로 옮기면서 도하 지원 전력도 7군단 중심으로 다시 모이게 된 셈이다. 전군의 도하장비 중 약 70%가 7군단에 집중돼 있다.

도하단의 임무는 문교나 부교를 구축·운용하면서 기동군단의 도하작전을 지원하는 것이다. 여기에 도하작전을 위한 지형정찰과 도하 소용 등의 판단 임무도 함께 수행한다. 전문화된 도하장비 제공과 운용을 통해 기동부대의 도하작전을 보다 효과적으로 지원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육군 유일의 도하단은 전력화 예정인 한국형 자주도하장비를 운용하게 된다.



現 리본부교 설치 시간 약 60~70% 단축


자주도하장비는 물속에서 이동이 가능한 수륙양용 차량에 폰툰이 결합한 형태다. 한 대만 사용해 문교로 사용하거나 여러 대를 연결해 부교로 사용하는 게 가능하다. 한국형 자주도하장비는 육군이 운용하는 리본부교(RBS)보다 설치 시간은 60~70%, 운용 인원은 80% 정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자주도하장비 사업은 독일 GDELS의 M3를 제안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추진한다. 2027년까지 한국형 자주도하장비를 전력화할 예정이다.

M3는 길이 13m, 폭 3.5m, 높이 4m이며, 폰툰을 전개하면 폭이 6.6m로 넓어진다. 육상에서 시속 80km의 속도로 이동이 가능하며, 물속에서는 시속 10.8km로 이동할 수 있다. 운용 가능한 하천의 유속은 초속 3m 정도다.

이에 운용면에서 볼 때, KM3는 현재 우리 육군이 운용 중인 리본부교(RBS) 보다 설치 시간은 약 60~70% 단축된다. 운용 인원도 최대 80%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6시간의 별도 준비시간이 필요했던 현용 장비와 달리 준비시간이 불필요하며, 장마철 하천의 빠른 유속에서도 운용할 수 있어 운용성과 성능이 비약적으로 향상될 전망이다.

여기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외국 원제작업체와 협의를 통해 기술자료 이전과 기술지원 등 국내 생산을 위한 기반을 확보할 계획이다. 흥일기업 등 31개의 국내 협력업체와 함께 선체 구조물 등 78종 핵심 구성품을 국산화해 국산화율 90% 이상으로 높일 예정이다. 무엇보다 전력화 물량의 90% 이상을 국내에서 생산함으로써 장비 배치 이후 운용유지 간 발생할 수 있는 후속 군수지원 문제를 원활하게 해소할 방침이다.

육상에서 최고 80km/h(비포장 35km/h)로 달릴 수 있는 M3. 사진 제공=독일 GDELS


현재 외국에서 운용되고 있는 M3는 4륜형(4x4)의 차량에 경량의 선체와 대형 알루미늄 폰툰(pontoon)을 결합한 방식이다. 육상·수상에서 별도의 장비 지원 없이 기동하면서 전차와 같은 기계화장비 등을 실어나를 수 있는 형태를 갖췄다. 외형은 길이 13m, 폭 3.5m, 높이 4m에 전투중량이 28톤로서 철도를 이용해 장거리 운송하는 게 가능하다.

무엇보다 M3는 육상에서 최고 80km(비포장 35km/h)의 속도로 기동할 수 있다. 외경 1620mm의 대형 타이어는 접지압을 최소화해 지반이 연약한 강변 등에서 손쉽게 진출·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2개의 폰툰을 펼치거나 접은 상태에서 하천 진출·입하 또는 수상에서 2개의 펌프제트(pumpjet)의 힘으로 360도 회전 등 수상 기동도 가능하다.

부교 설치는 폰툰을 펼친 후(또는 진수 후) 승무원이 선체에 올라 한쪽에 설치된 조종기를 통해 크레인을 움직여 램프를 연결하는 등의 교량구축 작업을 통해 만들어진다. 가설된 부교의 도로폭은 4.76m다. 일반적으로 차안와 대안을 잇는 부교를 완성하기 전에 차량 2대를 연결한 문교 상태로 주력전차(MBT)나 자주포 등을 1대씩 도하시킨다. 이렇게 3대를 연결하면 MBT 2대를 실어나를 수 있다.

1999년 첫 선을 보인 M3는 영국과 독일을 비롯한 대만과 싱가포르, 인니, 터키, 프랑스, UAE 등 8개 국에서 운용 중이다. 2003년부터는 이라크전에 투입돼 사막은 물론 담수·염수 모두에서 운용하며 특수환경에서의 가용성이 높다는 게 증명됐다.

2016년 폴란드에서 전개된 나토(NATO) 아나콘다훈련(Anakonda exercise 2016)에서 사상 최장으로 가설된 부교로 탄생했다. 영국과 독일 육군의 연합공병대가 비슬라(Vistula)강에서 단 35분만에 350m의 부교를 가설해 영국의 AS90자주포 등을 도하시켜 가장 현대적이고 가장 빠른 교량과 페리 시스템임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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