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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중러관계 역대 최고"…대북 주도권 수싸움도 관심

■16일부터 中 국빈방문

5선 취임 후 첫 방중…밀착 과시

"시진핑, 현명한 정치인" 치켜세워

우크라전쟁서 中 역할론 등 논의

美 맞서 북중러 협력 강화 전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23년 10월 1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포럼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16일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다섯 번째 임기의 첫 해외 방문으로 중국을 찾는 푸틴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의 견제에 맞서 긴밀한 공조를 다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최근 미국의 대대적인 관세 부과 조치로 압박을 받고 있으며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서방의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이번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중국 국빈 방문을 앞두고 진행한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며 밀착을 과시했다. 그는 “양국 관계가 어려운 글로벌 상황에도 불구하고 계속 더 강해지고 있다”며 “양국 무역 및 경제적 관계는 외부의 도전과 위험에 면역력을 갖춘 채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시 주석에 대해 “현명한 정치인(wise politician)”이라고 치켜세우며 ‘브로맨스’를 드러냈다.

푸틴 대통령은 “양국 간 무역 규모가 지난 5년간 두 배로 늘어 현재 약 20조 루블(약 300조 원)에 달한다”며 “중국은 지난 13년간 우리의 핵심 사업 파트너였으며 지난해 러시아는 중국의 네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에 올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산업, 우주, 평화적 핵 에너지 사용 등 다른 혁신 분야에서도 더욱 긴밀한 관계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건국 75주년이자 양국 수교 75주년인 올해는 양국 모두에 특별한 해”라면서 “양국 관계의 발전은 이데올로기와 정치 상황 변화를 초월하는 것으로, 양국 간 근본 이익과 상호 신뢰, 양 국민의 우정에 기초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러시아 주도로 출범한 정치·경제·안보 협의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에 대해 “떠오르는 다극화된 세계 질서를 떠받치는 핵심 기둥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우리는 외교정책 공조를 강화해 공정하고 다극화된 세계 질서 구축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하며 정당한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면서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협상에는 러시아를 포함해 모든 분쟁 당사국의 이해관계가 고려돼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나타냈다. 최근 유럽 순방에 나섰던 시 주석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으로부터 파리 올림픽 기간 우크라이나 전쟁의 휴전을 위해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받았던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북중러 동맹 강화 흐름 속에 북한과의 관계 설정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양국 정상 간 수싸움이 어떻게 펼쳐질지도 관전 포인트다. 기본적으로 푸틴 대통령의 방중을 통해 한미일에 대응하는 북중러 3각협력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중국은 올해 러시아는 물론 북한과도 수교 75주년을 맞아 교류를 늘려가고 있다.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러시아 극동을 방문한 후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협력이 확대되자 중국은 지난달 서열 3위의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을 북한에 보내는 등 북중 관계를 심화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코너에 몰린 북한이 러시아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견제하려는 목적도 감지됐다. 전문가들은 중국 입장에서는 내심 자신들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견제하는 데 있어 러시아보다 강한 외교력을 지녔다는 점을 숨기지 않으려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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