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로 인한 봄철 폭우과 폭설로 매실·마늘·양파 등 농작물 피해가 급증하면서 전국 농가가 시름을 앓고 있다. 식탁에 단골로 올라오는 이들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면 식품비와 외식비 상승으로 이어져 인플레이션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6일 전남도에 따르면 양파 주산지인 무안과 신안에는 일조량 감소 등으로 1370헥타아르(㏊)에서 잎마름과 성장 지연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전남 양파 재배면적(6862ha)의 20%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전남 시·군 평균 기온은 평년(6.7도)보다 19% 증가한 7.9도, 강수량은 평년(266.5㎜)보다 76% 증가한 470.5㎜, 일조량은 평년(749시간)보다 53% 감소한 346시간으로 집계됐다.
전남·제주·경남 등 전국 마늘 주산지에서는 마늘이 10여쪽으로 나뉘면서 크기가 작아지고 잎이 생겨 상품성이 떨어지는 ‘벌마늘’ 현상도 확산하고 있다. 전남은 전체 재배면적 4000㏊ 가운데 782㏊에서 경남은 5300ha 중 560ha에서 벌마늘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는 20일까지 신고를 받으면 피해 면적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남도는 2~3월 잦은 강우와 일조량 부족으로 벌마늘 피해 발생율이 30%에서 40%에 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광양과 순천, 경남 하동 등에서는 매실에 대규모 저온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광양에서는 전체 재배면적(1348㏊) 가운데 3분의 1에 달하는 400㏊에 저온피해가 발생했으며, 순천에서도 220㏊에서 피해가 나타났다. 하동군은 생산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는 이들 농작물의 이상기후 피해 정밀조사와 신고접수 마감기간을 13일에서 20일로 연장하는 등 피해 파악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마늘과 매실 저온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했으며, 전남도는 양파 생육장애도 재해로 인정해달라고 건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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