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종합소득세를 신고·납부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주택을 월세 또는 전세를 주면 임대소득이 발생하므로 주택 수와 임대 유형에 따라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주택임대사업을 한다면 지난 2월 이미 관할 세무서로부터 사업장 현황을 신고하라는 안내문을 받았을 것입니다. 지켜보고 있으니 제대로 신고하라는 시그널입니다. 2014~2018년까지는 임대 수입 2000만 원 이하에 대해서는 무조건 비과세했으나 2019년부터 수입 금액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전면 과세가 시행됐습니다.
올해 소득세 신고 때는 고가주택 기준이 기준시가 9억 원에서 12억 원으로 상향 조정됐지만 간주임대료의 이자율이 1.2%에서 2.9%로 크게 올라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㉓회에서는 은퇴자의 캐시카우로 불리는 주택임대사업과 관련한 세제의 첫 번째로 임대소득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용 12평·2억 이하 소형저가주택 전세는 과세 대상 제외
먼저 임대소득세를 내야 할 과세 대상자부터 살펴보겠습니다. 한 채라면 원칙적으로 전세든 월세든 과세 대상이 아니지만 기준시가 12억 원(시세 15억 원)을 초과하는 고가주택을 월세로 돌리면 과세 대상입니다. 30억 아파트를 전세 준다면 비과세입니다. 2주택자의 경우 월세는 과세, 전세는 비과세 입니다.
3주택 이상 소유했다면 월세든 전세(보증금 합계액 3억 초과)든 모두 과세 대상입니다. 임대소득세는 보유 주택 수가 과세의 절대적인 요인이다 보니 저가 주택 여러채를 전세주면 과세하고 고가 주택 한 채를 전세주면 비과세하는 세법을 두고 형평성 논란도 제기됩니다. 그래서 차라리 복잡한 과세 기준을 유지할 게 아니라 임대 수입액을 기준으로 과세 대상을 정하자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쨋든 여기서 과세 대상은 임대 주택의 수가 아닌 소유 주택의 수를 의미한다는 데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령 주택 두 채 소유한 A씨가 한 채를 월세를 줬다면 2주택자의 과세가 적용되는 것이죠. 또 1주택 소유자라도 자신은 전세 살면서 소유 주택을 월세(12억 초과 고가 주택)로 준다면 임대소득세를 내야 하는 것입니다. 2026년부터 고가주택 소유자는 2주택자도 전세(간주임대료)에 대해 소득세가 과세된다는 점도 미리 알아두셔야 합니다.
세제는 늘 예외가 있습니다. 전용면적 40㎡(12평)이하이면서 기준시가 2억 원(시가 3억 원)이하 저가 소형 주택(주거용 오피스텔 포함)은 간주임대료(전세의 월세 환산) 과세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가령 임대주택 3채 가운데 A와 B 중형 주택과 C 소형 저가 주택을 모두 전세를 내줬다면 C주택은 과세 대상 주택에서 제외되므로 A와 B의 전세의 경우 ‘2주택 전세 비과세’에 따라 임대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3주택 이상이더라도 소형 저가주택을 모두 전세를 준다면 과세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죠.
부부는 과세 대상 판단 때 주택 수 합산…세금은 각각 따로 내
중요한 건 과세 기준이 되는 주택 수의 계산입니다. 주택 수는 부부의 경우 본인과 배우자의 소유 주택을 합산합니다. 직계존비속 소유 주택은 설령 같은 집에 살더라도 임대소득세를 산정할 때 주택 수에서 제외됩니다. 함께 사는 자녀에게 주택을 증여하고 해당 주택을 전세줬다면 부모의 임대주택 과세 때는 별개로 본다는 것이죠. 다가구주택은 1개의 주택으로 보지만 구분 등기된 경우라면 각각을 1개의 주택으로 간주합니다.
소득세는 인별 과세가 원칙입니다. 부부 합산은 과세 대상 여부를 판별하는 주택의 수를 판단할 때만 적용될 뿐, 종합소득세를 신고할 때는 부부가 각각 따로 해야 합니다. 예컨대 남편이 A아파트를, 아내가 B아파트를 각각 월세를 주고 C아파트에 부부가 전세를 산다고 가정합시다. 이 때는 2주택 월세로 임대소득 과세 요건에 해당되지만 소득세를 낼 때는 부부의 총 임대수입금액을 합치지 않고 인별 과세 원칙에 따라 남편과 아내의 수입에 대해 각각 과세합니다.
소수지분, 주택 수에는 제외되나 소득세는 지분만큼 내야
헷갈리는 건 공동 소유의 주택입니다. 공동 소유 주택은 원칙적으로 지분이 가장 큰 사람의 주택으로 봅니다. 소수 지분자의 주택은 양도소득세를 부과할 때는 단 1%보유하더라도 주택 수(소수지분 상속주택은 예외)에 반영되지만, 임대소득세의 과세 대상을 결정할 때는 주택 수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다만 소수지분자도 ①해당 주택임대 수입금액이 연간 600만 원 이상이거나 ②고가 주택(기준시가 12억 원 초과 주택)의 지분이 30%를 넘을 경우 주택 수에도 포함됩니다.
하지만 주택의 소수지분을 보유한 거주자가 다른 주택도 보유해 과세 대상자라면 소수지분 주택의 임대 수입까지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예컨대 부부가 A아파트(남편 소유)에 살면서 B아파트(고가주택)을 전세 주고 있다고 가정합시다. 이때 B아파트의 지분이 남편 60%, 아내 40%라면 남편은 2주택 소유에 고가주택을 임대하므로 과세 대상입니다. 아내 역시 고가 주택의 30%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므로 1주택자인데도 과세 대상인 것이죠. 이런 경우라면 월세가 아닌 전세를 주는 게 세금 부담 측면에서는 유리합니다.
그럼 상속주택이나 부부 공동소유 주택에서 흔히 발생하는 50대50의 지분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이때는 각각의 소유로 간주합니다. 아버지로부터 상속주택을 형제가 50대50의 비율로 물려받았다면 양도세의 경우 형의 소유(동일 지분일 때는 연장자 소유)로 보지만 임대소득세를 산정할 때는 두 사람 각각의 소유로 보는 것입니다. 이때 형제가 합의해 이중 한 사람을 해당 주택의 임대수입의 귀속자로 정한 경우(소득세를 내는 거주자)에는 그의 소유 주택으로 계산합니다. 공동 소유하면 임대소득세 부담이 줄지만 주택 보유 수가 다수인 경우 비과세에서 과세로 전환되거나 다른 소득과 합산하는 종합과세될 수 있으므로 절세를 위한 전략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분리과세 vs 종합과세 어느 것이 유리하나
주택임대소득은 세법상 ‘사업소득’으로 간주돼 수입이 발생한 다음해 5월1일부터 5월31일까지 소득세를 신고, 납부해야 합니다. 주택임대 수입 금액이 2000만 원 이하인 경우에는 종합과세(6~45%)와 분리과세(14%) 중 선택해 신고할 수 있으나 수입 금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무조건 다른 소득과 합산해 신고해야 합니다.
임대수입 금액이 2000만 원 이하라면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유리할 까요. 분리과세가 대체로 유리하지만 △다른 소득이 없거나 △임대소득이 적은 경우 △대대적 보수로 경비가 소요됐을 경우에는 종합과세를 선택하는 게 오히려 유리할 수 있습니다. 국세청 홈택스를 통해 종합과세와 분리과세 예상세액을 비교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홈택스에서 모의계산 메뉴에 들어가 ‘주택임대소득 종합・분리과세 예상세액 비교하기’를 이용하면 됩니다. 다음 ㉔회에서는 전세보증금의 간주임대료 계산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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