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한 남성이 갑자기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의 꿈에 등장해 순식간에 글로벌 스타가 된다. 남성은 인생 역전의 꿈에 부풀어 올랐지만,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가 등장하는 모든 사람들의 꿈이 악몽으로 변하고, 그는 순식간에 추락하고 만다.
영화 ‘드림 시나리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바이럴을 통해 한 순간에 스타가 될 수도 있지만, ‘캔슬 컬처(SNS에서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팔로우를 취소하는 것)’를 통해 단 한번에 나락으로 떨어져버릴 수 있는 현대 사회와 문화의 양상을 풍자하고 고발하는 코미디 영화다.
한 대학의 별 볼일 없는 교수인 폴이 어느 날 주변 사람들의 꿈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평생 주목받지 못했던 그에게 인터뷰 요청부터 광고 섭외까지, 그가 평생 꿈꿔왔던 ‘존재감 넘치는 인물'이 될 기회가 찾아왔다.그런데 꿈 속 그가 갑자기 살인마, 강간범으로 변한다. 비록 실제가 아니지만 그는 모두에게 비난받고 거부 당한다. 그는 음식점에서 쫓겨나고 심지어는 두들겨 맞기까지 한다. 자신의 학문적 성취를 드러낼 기회라고 여겼던 출판 계약도 틀어졌고, 가족관계도 망가져 버린다. 그렇게 SNS 바이럴로 스타가 된 폴은 결국 SNS 바이럴로 캔슬컬처의 당사자가 된다. 그가 남들에게 위협을 가하거나 상처를 준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그를 악마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악몽 현상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다시 아무렇지 않은 듯 예전으로 돌아갔고, 모든 것은 잊혀졌다. 영국 가디언지는 "(이 영화는) 현대 사회의 기이한 문화 소비를 능숙하게 비판한다"고 평했다.
영화는 우리 사회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유행은 어느 시대보다 빠르게 변화한다. 인기를 얻는 것도 한 순간이지만 잊혀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튜브 피식대학의 지역 비하 사건도 연결시켜 볼 수 있다. 그들은 순식간에 인기를 얻었지만 실수를 저질렀고, 사과문을 썼지만 계속 비난 받고 있다. 영화의 메시지를 우리가 더 잘 받아들여야 하는 이유다.
주인공 폴 역은 니콜라스 케이지가 맡았다. 그는 “내 과거의 경험과 개인적 요소를 작품에 더하고 싶었다”며 “호러와 코미디의 조합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 ‘미드소마’ ‘보 이즈 어프레이드’로 독특한 세계를 펼쳐 온 아리 애스터가 제작에 참여했다. ‘해시태크 시그네’의 크리스토퍼 보글리 감독의 영어 영화 데뷔작이다.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패스트 라이브즈’의 A24가 제작을 총괄했다. 제81회 골든글로브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됐고,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29일 개봉, 1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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