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실적에서 바이오 부문이 본격적으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연구개발(R&D) 기간이 여타 산업보다 길고 비용도 많이 들어가는 특성에도 꾸준한 투자와 기다림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부가가치 품목에 주력하고 회사 ‘간판 제품’을 키우는 방식으로 매출 증대에 주력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097950)은 1분기 바이오 사업 부문에서 호조를 보였다. CJ제일제당(CJ대한통운 제외 개별 기준)의 올해 1분기 바이오 사업 매출액은 1조 21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78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보다 55% 급증했다. 주력 제품인 사료용 아미노산 ‘라이신’을 고부가 소재로 재편한 것이 주효했다. 경쟁 기업이 많고 단가가 낮은 라이신 대신 수익성이 높은 ‘트립토판’ 비중을 늘렸다. 글로벌 1위 품목인 트립토판과 스페셜티 아미노산의 매출은 각각 44%, 32% 증가했다. 알지닌, 히스티딘, 발린 등의 스페셜티는 바이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바이오 사업에 뛰어든 대기업 계열사 중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에 이어 두 번째로 1조 클럽에 가입한 LG화학(051910)은 회사 간판 제품이 시장을 주도하며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849억 원, 영업이익은 3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했다. 주력 제품인 당뇨병 치료제 ‘제미글로’와 성장호르몬제 ‘유트로핀’가 판매 호조세를 보였다. 글로벌 임상으로 인한 R&D 비용 증가로 영업이익은 82.25% 감소했다. LG화학은 생명과학본부에 R&D 비용으로 1080억 원을 투자했는데 석유화학 600억 원, 첨단소재 580억 원을 투입한 것에 비해 높은 편이다. LG화학은 1분기 전체 R&D 비용 대비 40%를 바이오 부문에 투자했다.
SK바이오팜(326030)도 고수익 파이프라인이 매출 증대를 견인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4분기 기록한 첫 흑자전환 기조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졌다.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140억 원, 영업이익 103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대비 87.5% 증가했다. SK바이오팜의 뇌전증치료제 ‘엑스코프리’의 분기 매출이 900억 원을 돌파했다. 엑스코프리는 마진율이 90%를 넘는 고수익 파이프라인이다. 미국 직접판매 전략도 주효했다. 현지 유통사가 아닌 자체 인프라와 영업인력을 활용하는 직판 체계를 구축해 수익성을 한층 끌어올렸다.
지난 3월 오리온(271560)에 인수합병된 리가켐바이오(141080)는 기술 수출로 흑자 전환했다. 1분기 매출액은 311억 원으로 전년 동기 77억 원보다 303%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25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늘었다. 올해 1월 미국 얀센 기술 이전에 대한 선급금 1억 달러를 수령한 것이 실적에 반영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작년 말 얀센에 항체-약물 접합체(ADC) 후보물질 ‘LCB84’를 기술 수출했다. 유상증자 신주 배정으로 시가 총액이 1조7772억 원에서 2조4465억 원으로 늘어나면서 재무 안정성을 확보해 신약 연구개발 및 임상 진행 속도도 가속화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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