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100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 3여래(석가불·가섭불·정광불), 2조사(지공선사·나옹선사) 사리 반환 기념식을 찾아 경사를 축하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19일 경기도 양주시 회암사지에서 열린 ‘회암사 사리 이운 기념 문화축제 및 삼대화상 다례제’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미국 보스턴미술관에서 3여래 2조사의 사리가 ‘환지본처(본래의 자리로 돌아감)’된 것을 기념해 열렸다.
윤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귀한 유물을 다시 모셔오는 길은 길고 힘들었다”며 “한미 관계가 가까워진 게 문제를 푸는 실마리가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미 끝난 문제라고 포기하지 않고 국민과 정부가 힘을 합쳐 애쓰고 노력하니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해 국민들의 소망을 이뤄냈다”며 “국정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국민을 위한 간절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또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조계종은 이날 행사에 김 여사의 참석을 수차례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 당시 김 여사는 보스턴미술관을 찾아 반환을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10년 만에 논의가 재개됐다. 봉선사 주지 호산 스님은 윤 대통령 내외와의 환담에서 “그렇게 안 되던 것이 김 여사님의 도움으로 가능했다”며 각별히 감사 인사를 건넸다.
김 여사는 “1000만 불자들의 염원이 이룬 결과”라며 “불교계의 숙원을 해결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밝혔다. 김 여사가 대중 행사에 참석한 것은 지난해 12월 조계사에 마련된 자승 전 총무원장 스님의 분향소를 방문한 후 169일 만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광주에서 열린 ‘제44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을 3년 연속 찾았다. 현직 대통령이 3년 연속 5·18 기념식에 참석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자유는 확장됐지만,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이 있다”며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며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을 근간에 둔 경제적 자유를 실천해 ‘5월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이 이날은 5·18 정신의 헌법 수록 문제에 언급이 없었지만 기념식에 대거 참석한 여야 지도부는 모두 추진 의지를 밝혔다. 다만 민주당은 ‘5·18 원포인트 개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국민의힘은 1987년 헌법 체제의 근본적 문제를 고치는 ‘포괄적 개헌’을 제시해 방법론에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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