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일본의 한 언론이 ‘피크 코리아(Peak Korea·정점을 지난 성장률)’론을 제기했다. 한때 13%가 넘는 경제성장률(1983년)을 기록하며 눈부신 발전을 거듭한 한국이지만 이제는 성장률이 1~2%대로 둔화했고 기록적인 저출생으로 노동력이 급속히 쪼그라들어 내리막길만 남았다는 것이다.
앙숙인 일본의 과도한 평가절하라고만 치부하기에는 한국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출산율은 반등의 기미가 안 보이고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에서도 우리의 입지를 다지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 2030년대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0%대(2031~2040년, 0.9%)로 둔화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가 한국에 신시장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커지고 있다. ★관련 시리즈 5면
19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상위 20개국 중 아프리카에 속한 나라가 11개국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1위는 탄화수소 수출에 날개를 달 것으로 보이는 니제르로 성장률이 11.2%로 예상되고 세네갈 8.2%, 리비아 7.9% 순이다.
비단 올해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는 무궁한 성장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한국국제협력단(KOICA)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아프리카의 인구는 14억 명에 달하고 중위 연령은 19세다. 인구 대국으로 글로벌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평가받는 인도(28세)보다 어려 왕성한 경제활동을 예고하고 있다. 향후 10년 내 생산가능인구도 10억 명에 이르러 인도와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노동력을 보유할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도 이를 노리고 아프리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음 달 4~5일 역대 정부 최초로 약 50개국의 아프리카 정상들을 한국으로 불러 모아 한·아프리카 정상회의를 개최한다. 2012년 50여 개국 정상들이 방한한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 이후 가장 많은 아프리카 정상들이 한국을 찾아 경제협력 방안을 모색한다.
여성준 주케냐 한국 대사는 “2050년 전 세계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 1이 아프리카에 몰려 주요 노동 공급원이 될 것”이라며 “한류와 한국 기술에 대한 긍정적 인식도 확산되고 있어 아프리카는 우리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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