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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라인야후, 한일 협력으로 발전해야

이지평 한국외대 특임강의교수  





일본 총무성이 일본에서 9000만 명이 넘는 전국민적 소통의 인프라인 라인야후에 대해 행정지도를 하면서 양국 경제 및 외교 관계의 불안 요소가 되고 있다. 이번 총무성의 조치는 라인 이용자의 개인정보 51만 건이 유출되자 취해졌다. 총무성의 행정지도는 라인야후에게 보안 체제의 강화와 함께 라인야후를 창업한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를 포함한 경영체제의 재검토를 요구하는 등 극히 이례적인 내용이었다.

일본에서도 공공기관·대기업·언론사 등에서 개인정보가 대량 유출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으며, 라인야후보다 훨씬 많은 수백만 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건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로 인해 자본 관계를 포함한 경영체제를 바꾸라는 행정지도가 나온 경우는 거의 없었다. 이번 행정지도는 차별적 대응이라고도 할 수 있다. 행정지도의 근거법인 일본의 ‘행정수속법’은 공정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번 조치는 공정성이 의심된다고도 할 수 있다. 만약 이번 사태가 네이버에 대한 불리한 압박 속에서 라인야후의 지분 변경으로 귀결된다면 행정기관이 개인정보 유출로 기업의 주주를 강제로 바꿀 수 있다는 아주 심각한 선례가 될 것이며, 일본에 투자하려는 외자계 기업도 긴장할 수 밖에 없다.

총무성이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빌미로 라인야후에 대한 네이버의 경영권을 바꾸려는 것은 코로나19 유행 당시에도 비판받은 일본 행정의 정보기술(IT)화 지연 문제를 라인야후를 통해 해결하려는 의도도 있어보인다. 일본 국민의 신분증 전산화가 미진한 가운데 일본 지방자치단체들은 국민이 즐겨 사용하는 라인야후를 행정 서비스망에 대거 활용하기 시작했다. 지방자치 행정도 관할하는 총무성으로서는 이러한 흐름을 인정하기 때문에 라인야후의 시스템을 일본측에서 완전히 통제할 수 있기를 원할 수 있다.



사실 라인야후는 본인 인증이 가능하고 라인페이·페이페이라는 동사 계열의 금융결제서비스가 일본 최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어 중요한 경제 인프라로 성장하고 있다. 또 전자상거래를 하는 조조(ZOZO)·아스쿨(ASKUL) 등도 산하에 두고 있다. 그리고 한국에 거점을 둔 라인플러스를 사령탑으로 하면서 태국·대만 등 아시아 각국에도 진출해 세계 전체로 2억 명에 가까운 활동적인 유저를 확보하고 있다. 라인야후는 앞으로도 한일 협력을 기반으로 양국이 취약한 플랫폼 비즈니스의 글로벌한 확장을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분야 등에서 기여하고 있는 네이버같은 한국 기업이 제외된다면 라인야후의 글로벌한 성장 잠재력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

우리 정부로서는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기업 및 경제활동을 서로 옹호해야 할 한일 양국의 본원적 입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화가 후퇴하는 세계정세에서 한일 및 한미일 간의 원활하고 자유로운 교류와 신뢰가 아주 중요하다. 라인야후가 글로벌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한일의 강점을 활용하는 것도 필요하다. 그리고 라인과 같은 메신저가 금융·전자상거래·행정 분야 등으로 계속 확장하고 있는 추세에 대응해 보안 기술에 관한 국가적인 과학기술 역량이나 한일·한미일 협력사업도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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