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주식으로 구성된 상장지수펀드(ETF)의 일본 증시 상장이 추진된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20일 방일 및 21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맞춰 양국은 금융, 산업 분야에서 포괄적인 협력을 발표한다.
2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양국은 ‘이노베이션 파트너십(가칭)’의 틀에서 에너지를 비롯해 10여 개의 ‘기업 간 협력안’을 논의한다.
핵심이 되는 것이 금융이다. 일본 SBI홀딩스는 사우디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정보통신업체 내셔널테크놀로지그룹(NTG)과 손을 잡는다. 사우디 주식을 편입한 ETF를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하는 것으로 목표로 SBI홀딩스가 산하 자산운용사를 통해 ETF 조성 등을 추진한다. 현재 도쿄증권거래소에는 외국 종목 지수에 연동하는 ETF가 70개 상장돼 있다. SBI홀딩스의 이번 계획이 성사되면 일본 내 사우디 주식 연동 ETF 첫 상장 사례가 된다. 닛케이는 “사우디 종목 ETF 상장은 사우디 주식에 대한 투자 수단이 확대되고, 공모펀드보다 수수료를 낮춰 기동적으로 매매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일본 투자가에 이점이 크다”고 평가했다. 특히 사우디 석유회사나 금융기관에 대한 투자 기회가 생기면 관련 자원 비즈니스와의 상승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우디 주식 ETF는 2023년 11월 홍콩거래소에 상장하며 아시아 금융시장에 진출하기 시작했다.
SBI홀딩스는 이슬람 국가들이 발행하는 채권인 ‘수쿠크’와 관련해 사우디 국내 개인을 대상으로 한 거래 시장 정비에서도 힘을 합친다. 수쿠크는 이자를 금지하는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채권으로 투자자들은 이자 대신 배당금으로 수익을 배분받는다. SBI홀딩스는 일본에서 운영하는 사설거래시스템(PTS) 기술과 노하우를 사우디 측에 제공할 방침이다.
무함마드 왕세자가 콘텐츠 산업에 관심이 큰 만큼 방일 기간 중 일본의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관련 기업들과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에 대한 ‘제3국 채굴’과 탈탄소, 철도 인프라, 스포츠 산업 교류 등에서의 협력이 논의·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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