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및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받고 있는 유명 트로트가수 김호중씨가 줄곧 혐의를 부인하다가 마음을 바꾼 배경을 전해왔다.
20일 김호중 변호인 측에 따르면 김씨는 경남 창원에서 열린 전국 투어 콘서트 전날인 17일 소속사를 통해 변호인에게 심경 변화를 알렸다.
김씨는 변호인 측에 “너무 힘들고 괴롭다. 사회적 공인으로서 그동안 행동이 후회스럽다”면서 "수일내로 경찰에 자진출석해 사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을 통해 죄가 죄를 부르고 거짓말이 더 큰 거짓말을 낳는다는 사실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당초 김씨는 20일 오후 강남경찰서 자진 출석이 예정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변호인 측은 "경찰 측 사정으로 조사가 연기된 가운데 신속하게 김호중 측 입장을 알리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돼 19일 밤 입장문을 알리게 됐다"면서 조만간 경찰 조사 일정을 조율해 확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자수하기로 결정했다는 시점이 콘서트 직전이었다는 점에서 의문이 제기된다. 김씨는 음주운전을 한 이후에도 콘서트 일정을 강행하고 관객들이 취소 시 비싼 수수료를 물도록 해 수십억 대 공연 매출을 위해 침묵을 지켜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김 씨는 앞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진로 변경 중 마주 오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낸 뒤 도주한 혐의(사고후 미조치·도주치상 등)를 받는다. 경찰은 16일부터 김 씨와 이 대표의 자택 및 사무실에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등 강제수사로 전환했다.
한편 김씨는 오는 23∼24일에도 서울 올림픽공원 케이스포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 출연을 앞두고 있다. 이미 KBS는 김호중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주관사인 두미르에 출연자 교체를 요구했지만 두미르는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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