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의과대학 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시작된 직후부터 정부와 의사를 향해 “서로 조금씩 양보해 타협안을 도출해 달라”며 설득을 거듭했던 이건주 한국폐암환우회장이 19일 별세했다.
이 회장은 2001년 위암 진단에 이어 2016년 폐암 진단을 받아 20여 년간 암 환자로 투병했다. 2020년엔 폐암환우회를 만들었다. 올해 3월 경기도의 한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해 마지막 치료를 받고 지난달 퇴원했다.
이 회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어떤 경우에도 의사들이 환자들을 떠나서는 안 된다. 그러면 의사 자격이 없다”, “환자 목숨을 담보로 자신들 주장을 관철하려는 의료계 행위는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를 향해서도 “2000명 증원을 고집하지 말고 유연한 태도로 의료계와 원만한 합의를 도출해 지금 가장 고통받고 있는 환우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줘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암은 며칠 만에 병세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며 “의료 파행 상황에서 수많은 암 환자가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도 했다.
2020년 의사 집단휴진 때 환자단체장으로 의사 격려 연설을 했던 그는 지난달 자신의 블로그에 “환자 곁을 떠나는 순간 의사로서 존경받아야 할 이유도, 사회적 명예와 부귀를 누릴 자격도 없어진다”며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신화월씨와 아들 이영준씨, 딸 이선영씨가 있다. 빈소는 김포 아너스힐 병원, 발인은 22일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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