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 발전을 위한 AI 산업 육성 및 신뢰 기반 조성에 관한 법률안이 결국 21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정부가 법안을 제출한 지 1년이 넘었지만 여야 간 정쟁 속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가 21일 불발됐기 때문이다. 일본이 라인의 네이버 지분를 축소하려는 사태에 관한 현안 질의도 무산됐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과방위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AI 기본법 처리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련 질의를 둘러싼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끝에 파행됐다. 앞서 여야는 네이버-라인야후 사태가 불거지자 과방위 전체회의를 소집해 관계 부처 현안 질의에 나서기로 했으나 안건에 대한 이견으로 최종 협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여당은 라인 사태 질의와 함께 정보기술(IT) 업계의 현안인 AI 기본법 처리를 요구한 반면 민주당은 보완 필요성을 이유로 법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맞섰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또 방심위의 징계 남발과 이에 따른 방송통신위원회의 소송 예산 낭비 문제를 짚겠다고 밝혀 여당과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라인야후 현안 질의만이라도 하자”고 했지만 민주당은 이 역시 거절했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AI 기본법은 AI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부 전담 조직 신설과 연구개발(R&D) 지원, 규제 대응 등을 담고 있다. 지난해 2월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7개 법안을 병합한 위원회 대안이 과방위 법안 소위를 통과했지만 1년 3개월간 논의 없이 방치됐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은 “국민의힘은 라인야후 사태 현안 질의만 하고 정쟁 소지가 있는 발언은 위원장에게 운영을 맡기자는 제안을 하며 협치를 제안했지만 돌아온 것은 민주당의 AI법 통과 반대였다”며 “민주당 속내는 방심위와 선거방송심의위원회를 구실로 윤석열 정부를 마지막까지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상임위를 개최할 생각뿐”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국회는 AI법, 기업 연구개발법, 소프트웨어진흥법 등 산적한 민생 법안을 통과시키기에도 시간이 부족한데 민주당 몽니로 인한 소모적 정쟁만 하게 돼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은 이에 대해 “민주당은 양보에 양보를 거듭하며 상임위 개최를 위해 노력했으나 국민의힘은 몽니와 무책임으로 일관했다”고 맞섰다. 조 의원은 라인야후 사태 이외의 현안은 질의 형식이 아닌 ‘소회 교환’으로 양보했지만 여당이 협의 과정에서 ‘AI 기본법’ 처리를 요구하며 회의를 파행으로 몰고갔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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