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지난달 무역 수지가 ‘엔저’ 지속에 따른 수입액 증가로 2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일본 재무성이 22일 발표한 무역 통계(속보치)에 따르면 4월 무역수지 적자액은 4625억 엔(약 4조 원)으로 집계됐다. 무역 수지는 2월 흑자로 올라선 후 2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전환했다. 적자폭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6% 늘어났다.
수출액은 8조 9807억 엔으로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폭은 8.3%로 예상치(11%)는 밑돌았다. 자동차와 반도체 제조장비 등 전자 부품 수출이 호조를 보였다. 수입액의 경우 9조 4432억 엔으로 2개월 만에 증가세를 기록했다. 수입은 원유와 항공기 부문에서 크게 늘었다. 교도통신은 “수출액과 수입액 모두 4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라며 “높은 자원 가격과 엔화 약세 영향으로 수입액이 증가했다”고 전했다.
경제성장률 저하의 원인인 무역적자는 엔화 약세와 관련한 일본 경제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블룸버그통신은 평가했다. 엔화 약세는 도요타를 비롯한 수출 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이끌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연료와 원자재 등 산업 전반에서 수입 비용을 증가시키고 있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는 최근 34년 만의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달러당 엔화는 지난달 26일 158.33달러까지 치솟은 후 153~156엔 선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사이토 다로 NLI연구소 이코노미스트는 “비용 부담 인플레이션이 식고 임금 인상이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면 (일본 경제) 상황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면서도 “엔화 약세가 지속적인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을 부추겨 소비를 손상시키는 위험 시나리오 역시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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