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서양미술사에서 인상주의 유파가 등장한 지 150주년이 되는 해다. 1874년 4월 15일 클로드 모네와 르누아르의 주도하에 최초의 인상주의 그룹전이 파리에서 개최됐다. 파리 오페라 인근에 위치한 사진작가 나다르의 작업실에서 한 달간 진행된 이 전시에는 30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당시 이들은 대부분 무명작가 신분이었고 이 전시를 통해 특정한 양식을 관철시키겠다는 목표 의식이나 미학적 신념을 갖고 있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 전시회의 제목은 ‘무명예술가협회의 첫 번째 전시’로 정해졌다. 165점의 작품이 소개된 이 전시에서 대중의 주목을 받았던 그림은 모네의 ‘인상, 해돋이’였다. 비평가 루이 르루아는 모네의 그림에는 자연의 실체가 결여돼 있고 오직 피상적인 인상만 구현돼 있다고 비판하며 이 전시를 ‘인상주의자들의 전람회’라고 조롱했다. 그의 글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프랑스 미술계에 처음으로 인상주의라는 용어가 등장하게 됐다. 프랑스 국립 오르세미술관은 이 전시에 출품된 작품들 중 130여 점을 모아 새로운 관점에서 인상주의를 조명하는 특별전을 기획했다. 이번 여름 파리 올림픽이 시작되는 7월 중순까지 진행될 이 전시는 유럽 미술계에서 가장 이목이 집중되는 전시로 평가받고 있다.
모네는 평생에 걸쳐 인상주의 미학을 실현하고자 노력했던 화가다. 비평가들은 그의 그림을 보고 사물의 실체가 없는 그림이라 비판했지만 모네는 미술의 주제는 객관적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주관적 감각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네에게 인상은 편견에 훼손되지 않은 가장 정직한 시선이었다. 우리가 풍경을 접할 때 첫 번째로 인지하는 시각적 효과를 모네는 인상이라 규정했다. 경험이나 관습이 개입되기 이전 빛을 통해 재현된 대상을 목격한 첫 순간의 감각적 느낌을 모네는 가장 신선하고 진실한 인간의 시각적 경험이라 믿었다. 이 순간성을 그림으로 재현하는 것이 모네가 추구했던 평생의 과제였다. 그의 미학관은 회화가 아카데미의 경직된 모방주의에서 벗어나는 데 크게 기여했고 대중에게 자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했다는 점에서 미술사적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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