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비야디(BYD) 등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내년까지 국산 반도체 사용을 최대 25%로 확대하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압박에 맞선 자체 공급망 구축의 일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2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자국 자동차 제조업체에 2025년까지 자동차 관련 반도체의 현지 조달비율을 20~25%로 늘릴 것을 촉구했다. 대상 업체는 상하이자동차그룹(SAIC Motor)과 비야디, 동풍자동차, 광저우자동차그룹(GAC), 중국제일자동차그룹(FAW) 등으로 중국 내 주요 자동차 메이커 대부분이 포함됐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는 매년 3000만 대 이상으로 전 세계 판매량의 3분의 1에 해당하지만 현지 반도체 공급량은 10%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현재보다 2배 이상 많은 자국산 반도체를 사용해야 한다. 그동안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인피니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르네사스와 같은 해외 기업에 차량용 반도체를 의존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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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도체 현지 조달 가이드라인이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다양한 인센티브를 통해 업체들이 정부 정책을 따르도록 유도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한 관계자는 “현지에서 생산된 모든 반도체를 중국산 자동차에 사용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번 정책 덕에 현지 반도체 생산업체들이 상당한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14일 중국산 전기차에 100% 관세를 부과하고 내년부터 중국산 반도체에 대한 관세를 50%로 인상하는 안을 발표했다. 독일 싱크탱크인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의 안토니아 흐마이디 선임 애널리스트는 “과거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이 벌어졌을 당시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국내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며 “전기차의 경우 업계가 아직 공급망을 완전히 구축하지 않은 만큼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기에 좋은 시기”라고 평가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자동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60% 증가한 500만 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20만 대로 전년과 비교해 77% 이상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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