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가수 김호중(33)씨의 혐의를 입증할 사고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카드의 행방을 놓고 김씨 측과 경찰의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김씨 소속사 본부장은 본인이 메모리카드를 제거한 뒤 삼켰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경찰은 김씨가 직접 메모리카드를 빼냈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전날 김씨와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소속사 본부장 전모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뉴시스에 따르면 경찰은 검찰에게 제출한 구속영장 신청서에서 김씨에게 특정범죄가중법상 위험운전치상(뺑소니) 등 혐의뿐 아니라 ‘범인도피 방조’ 혐의도 적시했다고 전해졌다. 경찰은 메모리카드를 빼낸 게 김씨 본인이라고 본 것이다. 범인도피방조는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김씨 측의 주장은 다르다. 경찰 초동 조사 당시 김씨의 사고 차량에서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는 사라진 상태였는데, 김씨 측은 ‘원래 없었다’고 진술했다. 그 후 “사고 직후 본부장(전모씨)이 스스로 제거했다”고 말을 바꿨다. 전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 출석해 “메모리카드를 내가 삼켰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고 알려졌다. 경찰은 이와 관련 김씨 등이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을 공모하고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사고차량 외에도 당일 김씨가 이용한 모든 차량의 메모리카드는 전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김씨 측은 3대 가운데 2대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는 애초부터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와 소속사 관계자들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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