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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에 확정된 의대 증원…지역 국립대·소규모 의대 수혜

대교협, 2025학년도 대입시행계획 승인

27년 만의 의대 입학정원 증원이 확정된 24일 시민들이 서울 시내 한 의과대학 인근을 지나고 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이날 대입전형위원회를 열고 각 대학이 제출한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심의·확정했다. 연합뉴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가 24일 의과대학 정원 증원이 반영된 각 대학의 2025학년도 입학전형 시행계획 변경 사항을 승인하면서 제주대 의대가 신설된 1998년 이후 '27년 만의 의대 증원'이 확정됐다. 지난 20여년 동안 급속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역대 정부마다 의대 정원 증원을 시도했지만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한 강한 반발 및 집단 행동에 번번이 무산됐다.

이날 확정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에 따라 지역 국립대와 비수도권 소규모 의대가 큰 수혜를 보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역 국립대는 지역 필수의료 거점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서울대보다 큰 규모의 '메가 의대'로 재탄생한다. 정원이 50명 이하였던 소규모 의대들은 정원이 100명 안팎으로 늘어나면서 의대 교육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내년 전체 의대 모집인원은 기존 3058명에서 4567명으로 늘어난다. 9개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학은 모두 2025학년도에 증원분의 50%만 반영해 뽑는다. 9개교의 증원 규모는 총 405명이다. 경북대 155명, 경상국립대 138명, 부산대 163명, 전북대 171명, 전남대 163명, 충남대 155명 등 6개 대학이 서울대(정원 135명)보다 큰 규모로 증원됐다. 충북대는 125명, 강원대는 91명, 제주대는 70명을 각각 선발하기로 했다.

비수도권 거점 국립대를 정부가 집중적으로 증원한 것은 '지역의료·필수의료 거점'으로서 역할을 강화해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의료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23개 사립대 가운데 정원이 50명 이하였던 14개 소규모 의대도 대폭 증원됐다. 정원이 각각 40명이었던 성균관대와 아주대, 울산대는 110명을 선발한다. 이들 대학은 애초 이번 증원으로 정원이 120명으로 늘어날 예정이었으나 내년에는 10명을 줄여 뽑는다. 단국대(천안) 역시 기존 정원 40명에서 증원분의 50%를 적용해 모두 8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나머지 차의과대, 인하대, 가천대 등 소규모 의대들은 정부에서 배정 받은 증원분을 모두 선발한다. 정부가 소규모 의대에 증원분을 집중적으로 배정한 것은 의학교육의 효율성을 위해 규모를 키워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그동안 소규모 의대들은 운영에 투입되는 인적·물적 자원에 비해 정원이 지나치게 적어 운영상 비효율적인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정부는 2026학년에는 예정대로 의대 정원을 2000명 증원한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9개 거점 국립대 중 7개 대학의 모집 인원은 200명으로 더욱 커진다. 실제로 각 대학은 지난달 말 '2026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공표하고, 2025학년도와 달리 2026학년도에는 정부 배정대로 의대 정원을 선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의료계에서 정부를 상대로 의대 정원 증원·배정 집행정지를 신청하고 본안 소송까지 제기한 상태다. 사법 당국이 대규모 증원에 따라 교육 여건이 악화해 의대생들이 입는 피해가 명백하다고 판단하면 2026학년도 2000명 증원은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전공의,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한 의료계의 반발도 여전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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