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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DDP, 명품·신진 디자이너가 공유하는 무대"

샤넬 등 브랜드들 전시장으로 선택

국내 예술가, 세계 최고들과 작업

젊은 디자이너에도 공간·판매 지원

10년간 누적수익 1300억원 넘어

시민들 위한 공공적 가치 높일 것

이경돈 서울디자인재단 대표가 지난달 26일 DDP 개관 10주년 기념식에서 그동안의 성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제공=서울디자인재단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와 바로 뒤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공공 디자인의 기준을 최대한 적용한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DDP는 정문이 따로 없고 모두 똑같이 열린 문이죠. 가까이 오기만 하면 열리는 자동문입니다. 공공기관은 보통 월요일에 쉬지만 DDP는 2022년부터 365일 운영체제로 바뀌었고요. 또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은 복잡한 도심 속 조용한 도시 정원으로 정성 들여 가꾸었습니다. 공원에서 휴식하면서 DDP 방향의 풍경이 얼마나 멋진지 확인하시길 추천합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경돈(사진) 서울디자인재단 대표는 DDP의 공공적 가치에 대한 자부심을 아낌없이 내비쳤다. 그는 오래 둬도 튼튼하고 질리지 않는, 그러면서도 시민의 편의와 즐거움에 충실한 디자인을 중시하는 공공 디자인 전문가이기도 하다. 서울디자인재단은 2014년부터 DDP 운영을 맡아 더 많은 시민들이 즐기고 이용하는 공간으로 꾸려왔다.

그러나 일부 시민들에게 DDP는 ‘비싼 브랜드 행사가 열리는 곳’이라는 인상도 강하다. 그동안 DDP에서는 페라리·샤넬·반클리프아펠·까르띠에 등이 전시와 쇼를 선보여왔다. 이와 관련해 이 대표는 “DDP에서 세계 최초,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의 전시를 열어왔고 최고의 브랜드들이 한국에 오면 선택하는 전시장이 됐다”면서 “그런 면에서 일반 시민하고는 멀어지는 것 아닌가 싶을 수도 있지만 국내 자동차 기업 기아가 전시를 하고 외벽을 활용한 미디어쇼에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들과 국내 아티스트들이 함께 참여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과 예술가들이 세계 최고들과 같은 레벨에 활약하는 무대를 만들어온 셈이다.



이 대표는 서울의, 더 나아가 한국의 디자인 육성에서도 DDP가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화 확산과 사업 지원이라는 서울디자인재단의 양대 축에 맞춰 젊은 디자이너들이 각자의 결과물을 전시·판매할 수 있도록 일년 내내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샤넬과 디올이 선택한 DDP에서 전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신진 디자이너들에게는 큰 힘이 된다. 이 대표는 또 “제조 분야의 소상공인들과 디자이너들을 매칭해주고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 기업 프로젝트에 디자인을 전공하는 학생들의 신선한 아이디어를 적용할 수 있도록 이어주는 사업도 꾸준히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DDP에 투입된 비용은 4000억 원이다. 적지 않은 재정이 들어간 만큼 처음부터 수익 창출을 감안한 공간으로 설계됐다. 이 대표는 “10년간 운영하면서 지난해까지 누적 수익 1300억 원을 넘겼고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투입된 비용을 전액 회수한다는 목표로 운영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는 연평균 수익(130억 원)보다 많은 170억 원가량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DDP의 재정자립도는 105.9%다.

DDP는 미국 뉴욕타임스가 꼽은 ‘꼭 가봐야 할 명소 52’에 선정되는 등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자리 잡았다. 방문객 수는 개관 첫해 688만 명에서 지난해에는 역대 최다인 1375만 명까지 늘었다. 올 하반기 DDP의 누적 방문객 수는 1억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DDP는 개관 10주년을 맞아 ‘어메이징 투모로우: 놀라운 내일’이라는 새로운 슬로건을 공개하기도 했다. 앞으로도 더 큰 놀라움과 새 역사를 써내려 간다는 각오를 담았다. 이 대표의 희망은 더 많은 시민들이 DDP를 마음껏 활용하는 것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든 사업적으로든 많이 활용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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