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기권 후 하루 만에 사망해 충격을 안겼던 그레이슨 머리(미국)의 사인은 자살이라고 그의 가족이 밝혔다. 머리의 가족은 2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우리는 지난 24시간 동안 아들이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다. 마치 악몽을 꾸는 것 같다”며 “그레이슨에게 삶은 항상 쉽지 않았다. 그레이슨은 비록 스스로 생을 마감했지만 지금은 편히 쉬고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머리는 지난주 찰스 슈와브 챌린지 2라운드 도중 몸이 좋지 않다며 기권했고 다음 날인 26일 숨진 채 발견됐다. 1993년생인 머리는 그동안 알코올중독과 우울증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소니 오픈 정상에 오르며 통산 2승째를 달성한 머리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제 여덟 달 넘게 술에 취하지 않고 맑은 정신이다. 알코올중독을 극복하고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혀 감동을 줬다. 앞서 2021년에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PGA 투어가 알코올중독에 빠진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제이 모너핸 PGA 투어 커미셔너는 전날 “머리의 사망 소식을 듣고 애통한 마음에 할 말을 잃었다. 그와 그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을 위해 기도한다”고 애도했으며 투어 동료들도 SNS에 추모의 메시지를 남겼다. 소니 오픈에서 머리와의 연장 끝에 준우승을 한 안병훈은 X(옛 트위터)를 통해 “며칠 전까지 봤던 누군가가 세상을 떠났을 때 비통한 심정이 든다”며 “머리가 편히 잠들기를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머리의 가족은 “PGA 투어와 전 세계 골프계가 보내준 애도의 뜻에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PGA 투어는 머리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충격을 받은 선수들을 위해 PGA 투어와 콘페리 투어 대회장에 심리상담사를 상주시키는 후속 조치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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