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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에서 상영된 중국 '제로 코로나' 현실 담은 영화…정작 中에선


중국 감독이 자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을 조명한 영화가 최근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며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중국 현지에서는 상영 허가조차 받지 못한데다 “감독은 반역자”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의 러우예 감독이 만든 '미완성 필름'(An Unfinished Film)이 지난 16일 칸 국제영화제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서 상영됐다.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 봉쇄 등 중국의 가혹한 '제로 코로나' 정책들을 조명한 영화다. 우한 폐렴의 존재를 세상에 알렸다가 처벌받은 지 한 달 후 숨진 안과 의사 리원량, 2022년 구이저우의 코로나19 격리 시설로 이송되던 중 교통사고로 27명이 숨진 사고, 코로나19로 봉쇄됐던 신장 우루무치 아파트에서 발생한 화재로 10명이 숨진 사고와 이후 중국 여러 도시에서 벌어진 추모 행사 등이 담겼다.

날카로운 문제의식과 작품성을 인정받아 칸 영화제에 이름을 올렸지만 정작 중국에서는 이 영화를 못볼 공산이 크다. 중국에서는 아직 상영 허가를 받지 못했는데, 관련 콘텐츠들이 검열되고 있기 때문에 상영 허가가 날 것 같지 않다고 현지 영화 관계자들은 밝혔다. 중국 민족주의자들은 러우 감독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려는 의도로 해당 영화를 만들었으며 중국 인권과 정치 시스템에 대한 서방 비판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 약 20만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영화 블로거 '홍캉010'은 러우 감독을 '중국의 반역자'라고 부르며 "서방 매체에 우리 시스템을 공격할 먹이를 던져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중국 당국에 러우 감독을 고발할 것이라면서, 러우 감독이 제작 중인 다른 작품도 상영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대적으로 소수이기는 하지만 러우 감독을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중국의 영화 비평가 '리처드'(가명)는 칸 영화제에서 해당 영화 상영 도중 우한 코로나19 사태를 처음 폭로하고 숨진 의사 리원량에 대한 언급이 나오자 많은 이들이 흐느꼈다고 말했다. SCMP는 "러우 감독 영화가 중국 사회를 크게 분열시켰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논란을 재점화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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