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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외교가 尹정부 국정성과 되려면

우영탁 정치부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는 뒷말이 많았다. 미국도, 중동도 심지어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까지 갔지만 국내 여론이 좋지 않았다. 서방 진영과 밀착을 강화하고 1호 영업 사원으로 방위산업·원자력발전소 수출에서 성과를 냈는데 되레 장관에게 건넨 한마디로, 천재지변에 따른 수해로 혼쭐이 났다. ‘순방 징크스’라는 꼬리표가 붙었을 정도다.

4년 반 만에 열리는 한일중정상회의도 시작 전부터 불안 요인이 적지 않았다. 미중 관계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립 속에 한중 관계도 악화일로였기 때문이다. 회의를 연 자체만으로 성과라는 자조까지 나왔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한반도 비핵화 의제에 다소 입장 차는 있었지만 중국과의 2+2 안보 대화 등 기대보다 성과가 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모처럼 한국이 미중 갈등에서 지렛대 역할을 했다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온다.

기세를 살려 아랍에미리트(UAE),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정상회담에서도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 특히 UAE는 중동 국가 중 우리와 유일하게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고 있는 핵심 우방국이다. 이번에 원자력발전과 방위산업 분야에서 더 큰 성과를 이끌어낸다면 윤 대통령을 향한 따가운 눈초리도 덜어낼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중국과 러시아 관계도 더 세심히 접근해야 한다. 특히 한미일 대 북중러는 우리가 가장 경계해야 하는 구도다. 30년에 걸친 북한의 고립을 풀고 북핵·미사일 강화에 날개를 달아줄 수 있다. 한일중정상회의로 중국과 최소한의 교감을 만들어낸 만큼 러시아와의 관계도 최소 ‘관리 모드’에는 들어가야 한다. 일본은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인 ‘인도태평양’ 개념을 만들어냈으면서도 중국에 ‘건설적인 중일 관계’라며 손을 내민다.

윤 대통령은 집권 2년이 막 지났다. 앞으로도 3년 동안 다양한 국가의 최고지도자와 국익을 건 담판을 이어가야 한다. 한국갤럽의 5월 4주차 정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긍정 평가 24% 중 그 이유로 ‘외교(11%)’를 꼽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을 더욱 높여 성공적인 정부로 자리매김하려면 한일중정상회의에서 얻은 성과와 교훈을 곱씹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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