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원내대표는 지난 9일 선출된 후 주말에도 빠짐없이 국회로 출근하며 임기가 얼마남지 않아 사방으로 흩어져 있는 자당의 21대 의원 115명 전원과 개별적으로 연락을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여당 의원들에게 민주당 주도로 설립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장 공백이 해소돼 수사가 본격 진행 중이고, 민주당이 밀어붙인 채상병 특검법에 독소 조항들을 착실히 설명하며 특검 도입은 크게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여당에서 김웅·안철수 의원을 필두로 정책위의장을 지낸 유의동 의원, 법률가로 명성이 높은 최재형 의원, 젊은 피인 김근태 의원까지 특검법에 공개 찬성하고 나서 일각에선 채상병 특검법이 전격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재표결이 무기명으로 실시되는 것도 여당 원내 지도부의 부담을 키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추 원내대표가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개별 편지를 보내 "다시 한번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의원들 설득에 진정성을 보인 것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추 원내대표는 단순히 특검법 부결에만 힘쓰지 않고, 현행 특검법의 문제에 대한 여론을 환기시키려 24일에는 당원들에게 채상병 특검법의 문제점 등을 날카롭게 지적한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여당의 한 관계자는 “추 원내대표가 정부의 설익은 정책들에 대해 강도 높게 비판하며, 대통령실에 할 말은 하는 등 당정 관계를 개선하려한 다양한 노력들도 의원들과 당원들로부터 호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채상병 특검벌 부결로 일단 한숨을 돌렸지만 추 원내대표는 30일부터 시작되는 22대 국회에서도 거대 야당을 상대로 원 구성 협상에 나서야 하고, 야당의 추가 '특검 공세'에도 대비해야 하는 등 난제들이 쌓여 있는 형국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