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밤 9시30분에 시작한 '평화누리자치도(경기북도 분도)를 반대합니다' 도민 청원과 관련한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이 자정을 넘긴 30일 오전 0시27분에 끝났다.
방송은 300~500명의 네티즌들이 실시간으로 접속해 댓글로 질문하면 이에 김 지사가 응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 지사는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한 통계를 곁들이며 차분하게 설명했다.
반대의 목소리에 대해서는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비판적인 댓글도 일일이 읽으면서 해명과 반박을 이어갔다. 방송은 당초 1시간으로 예정돼 있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자신의 입장을 묻는 댓글이 줄 잇자 예정된 시간의 3배에 달하는 3시간 동안 소통을 이어갔다. 생방송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유례 없이 긴 시간이었다.
장시간에 걸쳐 즉문즉답이 이뤄지다 보니 돌발상황도 적지 않았다.
일부 네티즌이 올린 욕설이나 장애 비하 등의 댓글이 방송화면에 고스란히 노출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문제의 댓글을 작성한 네티즌에게는 직접적인 질책과 함께 자발적 퇴장을 요구하는 등 강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평화누리자치도 명칭을 둘러싼 논란을 털어내고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의 동력을 얻으려는 김 지사와 찬반 네티즌간 대화는 자정을 코 앞에 두고도 멈추지 않았다. 소통(?)에 지친 일부 네티즌들은 방송 종료를 읍소하는 댓글을 달기도 했다.
‘잠 좀 잡시다’, ‘내일 출근해야 합니다’, ‘고생이 많습니다’ ‘열정 만큼은 대단하다’ 등의 댓글이 눈에 띄었다. 방송 전까지 외부 일정을 소화했다는 김 지사도 막바지에는 눈꺼풀이 푹 쳐지는 등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자정을 지나 0시20분께 김 지사가 겨우 마무리 발언을 꺼낼 즈음에는 갑자기 방송이 끊기는 상황이 발생했다. 방송을 위해 사용한 휴대전화가 과열돼 다운되면서 빚어진 해프닝이었다. 김 지사가 급히 다른 휴대전화로 교체해 방송을 재개하고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3시간 동안의 김동연식 마라톤 소통은 결승점을 통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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